[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미국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시장에서 HD현대와 미쓰비시중공업이 맞붙을 전망이다.
24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63%에 달하는 1783억엔(약 1조600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계열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가 R&D에 3981억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된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조선업 재건 목표를 내건 가운데,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차세대 선박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쓰비시 그룹사 차원에서도 대규모 투자로 힘을 보태고 있어 주목된다. 미쓰비시상사는 80억달러(약 11조원)를 들여 미국 에너지 개발업체 '에이선 에너지 매니지먼트'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선은 텍사스 동부와 루이지애나 북부에 걸쳐 있는 헤인즈빌 천연가스 지대에서 시추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미국 LNG 수출의 핵심 거점인 멕시코만 벨트 안에 위치해 있다.
미쓰비시상사가 미국 현지 천연가스 생산·유통 기반을 확보하는 가운데, 그룹 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미쓰비시중공업 LNGC 수출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1~5월 글로벌 신조선 수주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24%)이 일본(7%)을 앞서있긴 하지만, 미쓰비시 그룹 차원의 통합된 LNG 밸류체인이 완성된다면 수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해군이 해외 조선소에 발주한 첫 번째 대형 정기정비(ROH) 프로젝트 역시 미쓰비시가 완료했다는 점에서 시선이 쏠린다. 약 1200만달러(약 160억원) 규모의 해당 계약은 미국과 일본의 파트너십 강화를 나타낸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미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한 시점도 미쓰비시중공업이 HD현대중공업보다 앞섰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K-조선의 수주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총 3척의 GTT 멤브레인 화물창 LNGC를 건조해본 경험이 있다. 마지막 건조가 2009년으로 오래됐고, LNGC를 건조했던 고야기 야드를 매각했다는 점에서 단기 내 K-조선에 대한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이 현지 투자를 진행하는 업체에 계약을 몰아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현지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대응하고 있다. 다만,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것처럼 HD현대도 현지 직접 투자 확대가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