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하는KF-21전투기@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최근 인도-파키스탄 국경 지역에서 벌어진 무력 충돌에서 인도 공군이 자랑해온 프랑스제 라파엘(Rafale) 전투기가 파키스탄의 중국산 공대공 미사일에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첨단 무기체계의 실전 능력에 대한 의문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은 고가의 서방 전투기조차 비대칭 전력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중급 다목적 전투기의 필요성과 전략적 가치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특이한 것은 그 중심에 한국의 KF-21 보라매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1억달러 호가 고성능 라파엘의 격추가 던진 충격=지난달 말, 인도 공군 소속 라파엘 전투기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인근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파키스탄이 운용한 중국산 PL-15 공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와 인도 정부는 공식 확인을 미루고 있으나, 미국과 영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사건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글라스 배링턴 영국 국방안보연구소(RUSI) 수석분석가는 “라파엘은 F3-R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첨단 AESA 레이더와 전자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륙간 확산되고 있는 고성능 중국 미사일 기술 앞에서 예상 외로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며 “이는 서방의 전투기 운용 전략에 중대한 재검토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라파엘 전투기는 대당 가격이 8000만달러에서 1억2000만달러를 호가하는 초고가 전투기다. 인도는 36대의 라파엘을 도입해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의 PL-15 공대공 미사일(霹雳-15)은 공개된 정가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수출가격이 대당 100만~150만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서방의 AIM-120D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것으로 평가된다, PL-15는 사거리 200km 이상이며 유도방식은 능동 레이더 유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F-21, ‘비용 효율적 대안’으로 급부상=라파엘 전투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한국이 독자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F-21은 스텔스 성능은 제한적이지만, 첨단 센서 융합 기술, 국산화율 65% 이상, 그리고 대당 6500만 달러 내외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인해 이미 신흥국 공군들 사이에서 실용적 대안으로 주목받아왔다.

리처드 애덤스 미국 랜드연구소 항공전력 부문 고문은 인디펜던스와의 인터뷰에서 “KF-21은 기술 독립성과 유지보수 효율성에서 우위를 갖는다”며 “특히 외산 무기 도입에 제약이 많은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국가들에겐 현실적인 전력 증강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F-21은 2026년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며,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과의 수출 협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인도 역시 36대의 라파엘 외에 중형 전투기 확보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KF-21과같은 대안 플랫폼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F-21이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무기성능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소수 국가들이 전투기와 미사일의 수출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현실 속에서, ‘무기 수입국의 독립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피터 와인버그 독일 함부르크 국제안보연구소(HIIS) 수석위원은 “KF-21 프로젝트는 한국이 보여주는 자주국방 모델의 상징”이라며 “F-35와 같은 플랫폼은 성능은 우수하지만, 수출입 통제나 부품 조달 과정에서 수입국이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전에서 기체와 무기 체계 간의 조합, 그리고 데이터 링크 통합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는, 독자 기술이 더욱 의미 있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적 자립성은 KF-21이 장기적으로 자국산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정찰 드론, 전자전 포드 등을 탑재하면서 자율적인 작전 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