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조선업 피크아웃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가 신흥 효자로 부상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5월 55억6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58억5900만달러) 대비 약 5.1% 감소한 수준이다. 엔진기계 부문 수주액이 92.5% 늘어 23억800만달러에 달했으나, 조선 부문 수주액이 7.2% 줄어 32억1600만달러에 그치면서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조선업 특성상 시기별로 발주량의 편차가 큰 편이라 월별 수주잔고만으로 업황을 평가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2028년 조선 수주 절벽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업 호황을 이끌었던 LNG운반선의 발주량이 카타르에너지 2차 신조 프로젝트 종료 이후 급감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의 LNG선 수주잔량은 2023년 71척에 달했으나 지난해 기준 60척으로 줄어들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도 LNG선을 5척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당초 고부가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실상은 컨테이너선으로 수주 공백을 채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NG선 비중이 줄어들 경우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 있어 우려된다.
반면, 엔진기계사업부 영업이익률은 1년새 5%p가까이 뛰어 올해 1분기 기준 15.7%에 달하면서 시선을 끌었다. 조선 부문 영업이익률(13.0%)을 넘어선 셈이다.
엔진기계사업부는 이중연료 엔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세계 선박엔진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호실적을 올렸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국과 한국의 선박엔진 기술격차가 현재 6년 정도 떨어져있는 가운데, 엔진기계사업부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업계는 HD현대중공업이 엔진기계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배당 수익이나 지분가치 환원 구조를 만들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