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가입 후 ‘본토 억지력’ 강화…스웨덴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무기는?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스웨덴 육군이 최근 정부에 제출한 전략 보고서에서 “러시아 본토 깊숙한 지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2000km급 장거리 무기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이 알려지며, 스웨덴의 군사 전략이 근본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장거리 드론 등 ‘스탠드오프’ 전력을 급격히 확충하는 가운데, 스웨덴도 공격적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팔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교훈은 길고 깊은 장거리 공격 능력을 갖춘 국가만이 러시아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이미 500km급 타우러스를 도입한 바 있지만, 이는 모스크바나 러시아 서부 전략시설을 타격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스톡홀름–모스크바 사이 거리는 약 1000km다.
따라서 스웨덴이 검토할 수 있는 후보군은 크게 (1) 미국 등 서방 장거리 순항미사일, (2) 새로 개발되는 나토 장거리 무기, (3) 자국·EU 공동 개발 옵션 세 가지다.
▌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미국산 장거리 무기는 현실성은 높지만 정치적 변수가 존재한다. JASSM-ER은 사거리 약 1000km이며, 스웨덴이 이미 사용하는 그리펜 전투기와 호환이 가능하다. 나토 회원국으로 운용 부담이 별로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스웨덴 육군이 요구한 2000km에는 미달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미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 JASSM-XR은 사거리 1800km 이상이다. 스웨덴 육군이 요구하는 사거리에 가장 근접하지만, 문제는 미국의 수출 승인 및 기술 이전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 현지 언론 압톤블라데트는 “미국이 XR 버전을 동맹국에도 엄격히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영국·프랑스·독일 계열 공동 개발 무기
대표적인 것이 차세대 유럽 초장거리 미사일 개념인 ANP(H)다. 영국·프랑스·독일 안보 협의체에서 논의 중인 사거리 1500~3000km급 공동 개발 프로그램이다. 예산·일정 문제로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불과한데, 스웨덴이 참여하면 EU(유럽연합) 내 방산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실적인 무기는 타우러스 2.0 개량형이다. 원 제작사(독일·스웨덴 합작)에서 스웨덴 공군 요구에 맞춘 장거리 확장형 연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웨덴 방산업계는 “타우러스는 이미 그리펜과 통합되어 있어 가장 비용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스웨덴이 자체 개발하거나 북유럽 공동 개발 방식도 거론된다. 스웨덴 국영 방산업체 사브(SAAB)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또는 고속 미사일 개발 역량을 일정 부분 갖추고 있다. SVT는 “스웨덴 군 당국이 ‘장거리 미사일의 국산화 가능성’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장점은 기술 자립이 가능하고, 나토 내 ‘북유럽 방위 클러스터’ 구축에도 유용하다는 점이다. 반면 단점은 개발 기간이 최소 7~10년 이상 소요될 예정이며, 비용 증가도 걸림돌이다. 또한 즉각적 억지력을 확보하기가 불가하다는 점도 단점이다.
▌ 나토 가입 이후 스웨덴 전략의 ‘질적 변화’
2023년 나토에 정식 가입한 이후 스웨덴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군사력을 재편하고 있다. 기존 방어 중심에서 ‘억지+원거리 응징 능력’으로 전략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특히, 발트해·북유럽 지역에서 핀란드·노르웨이와 합동 억지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나토 동부전선과 스칸디나비아 북부를 잇는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며 “군사적 대응 조치”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이 2000km 타격 능력을 실제로 구축한다면, 이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서부 주요 전략시설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져 유럽 안보 지형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장거리 타격 무기 도입 논의는 단순한 전력 증강이 아니라, 러시아 위협에 맞선 유럽 안보 전략의 변곡점으로 해석된다.
현재로서는 미국산 JASSM-XR이나 유럽 공동개발안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되지만, 스웨덴의 최종 결정은 정치적 독립성, 나토 내 균형, 러시아와의 긴장 관리라는 복합적 요소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