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DEX에 35개국 600여개 업체 참여, ‘K-방산’이 세계로 비상하는 현장…기술·전략·외교가 만나는 글로벌 국방 협력의 허브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이하 ADEX)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산·항공 전시회이자,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국방 기술의 축제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서울 인근 성남의 서울공항(공군기지)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주요 방산기업과 각국 군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ADEX의 가장 큰 특징은 ‘하늘과 땅의 통합 무대’라는 점이다. 항공, 우주, 지상무기, 해상 방위기술까지 모두 망라한 종합 방산전시회로, 한국 방산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공군기지를 전시장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공중 시범비행과 실물 전시가 동시에 가능한 세계에서도 드문 형태의 박람회다.
▌ KF-21, K2, K9…국산 무기의 위상을 세계에
ADEX의 핵심은 ‘K-방산’의 실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25 ADEX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 보라매 전투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현대로템의 K2 흑표전차 등 한국 방위산업의 상징적 무기들이 대거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수출상담 규모만 449억달러에 달했고, 방문객은 26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KF-21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로, 2023년 실비행 시연 이후 ADEX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한국이 방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K9 자주포와 K2 전차는 이미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서 실전 배치 중이며, ADEX에서는 실물 시연과 함께 각국 군 관계자들이 직접 탑승·조작하는 체험형 전시도 진행된다. 이러한 시연은 한국 무기의 신뢰성과 기술력을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진화
ADEX는 단순한 무기전시회가 아니라, 국제 군사외교의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5년 전시회에서는 35개국 60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국방부·방위사업청·공군본부가 공동 주최하여 정부 차원의 외교적 협력의 장으로 활용됐다. 특히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영국 등 방산 강국들이 최신 전투기, 미사일, 방공시스템을 전시하며 한국과의 기술 협력 및 공동개발 논의를 이어갔다.
ADEX는 또한 한미동맹의 군사적 결속을 상징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미 공군은 F-22, F-35A 등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실물 전시하며 한반도 안보 협력의 실질적 파트너십을 보여준다.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도 참가하며 ‘인도-태평양 안보 네트워크’의 실질적 허브로서의 의미를 강화하고 있다.
▌ 항공과 우주의 미래를 전시하다
최근 ADEX는 ‘항공우주’ 부문을 강화하며 우주산업 전시회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KAI의 위성발사체, 한화시스템의 위성통신 기술, LIG넥스원의 미사일 방어체계 등은 단순한 무기 개발을 넘어, 우주기반 전장환경으로 진화하는 현대전의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 역시 2030년대 자주적 위성항법체계(KPS)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DEX는 이러한 ‘K-우주방산’ 비전의 테스트베드로 자리 잡았다.
2025 ADEX에서는 서울공항의 개방된 활주로 위에서 공군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F-35A의 급상승 시연, 수리온 헬기의 기동 비행 등이 이어졌다. 이들 실시간 시연은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바로 ‘실전 신뢰성의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반 관람객을 위한 전투기 모의조종 체험, VR 기반 전투훈련, AI 전장 시뮬레이터 등이 마련되어, 군사기술과 디지털 혁신의 융합을 실감할 수 있다.
▌ K-방산의 브랜드, ADEX의 전략적 의미
서울 ADEX는 대한민국이 ‘무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한 역사적 현장’이다. 한국의 방산수출액은 2021년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폴란드, 노르웨이, 이집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ADEX는 이러한 성장세의 촉매로 작용하며, ‘K-방산’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서울 ADEX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외교력이 만나는 하늘 위의 국방 외교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한국 방위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가 이곳에서 하나로 연결되며, ADEX는 대한민국이 세계 방산 시장에서 주도적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길을 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