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지지율 고공행진 다카이치, 과연 의회 해산 승부수 던질까

지지율은 치솟는데, 자민당은 정체 속 다카이치의 머리 복잡…일본언론, “해산 명분은 충분하지만 시기 선택은 난제”

'강한 일본'을 앞세워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연합뉴스
'강한 일본'을 앞세워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지지율이 이례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일본 정치권에서는 중의원 조기 해산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산케이신문을 비롯한 일본 주요 언론은 집권 자민당이 연립 구도를 재편한 가운데, 여소(與小)에 가까운 의회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조기 총선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높은 내각 지지율과 달리 자민당 자체의 지지율은 정체돼 있어 다카이치 총리가 과연 승부수를 던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다카이치 효과’로 뛴 내각 지지율이 불러온 정치적 파장

다카이치 내각은 출범 직후부터 강한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80%를 넘는 초기 지지율을 기록했고, 교도통신이 이달 15~16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69.9%라는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 강경한 외교·안보 이미지, 세대 간 균형을 고려한 인사 등이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일본 증시의 반등도 해산론에 불을 붙였다. 닛케이225 지수가 사상 처음 5만 엔을 돌파하며 ‘경제 낙관론’이 확산되자, 여당 내부에서는 “지금이 가장 유리한 시기”라는 계산이 등장한 것이다.

유신회와의 새 연정…다수 의석 미확보가 해산론의 배경

현재 자민당과 새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중의원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법안·예산안 처리 때마다 야당 협조가 필요한 불안정한 구조이며, 이는 다카이치 정권의 정책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새 연정 구성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는 총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6년간 동맹 관계였던 공명당과 결별하고 유신회와 손잡은 정치 환경 변화가 해산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산 타이밍 둘러싸고 연말 조기 해산설 급부상

산케이는 이르면 연말, 임시국회 종료 직후 추가경정예산안 가결을 마친 시점이 조기 해산의 유력한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연말 전격 해산은 “정권 유리한 국면을 노린 당리당략”이라는 역풍 가능성이 있어 자민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정기국회 개회 직후 ▲내년 가을 해산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예산안 처리 일정상 1월 해산은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높은 내각 지지율 vs 낮은 자민당 지지율’

조기 총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민당 지지율이다. 교도통신 조사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30.0%로 전달 대비 하락했다.

내각 지지율(약 70%)과 자민당 지지율(30%) 간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은 총선에서 자민당 단독으로 의석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카이치 총리 개인의 인기는 높지만, 그 지지가 정당표로 이어지지 않는 ‘분리 현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일본의 자민당은 과반에 못 미쳐 유신회와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자민당은 과반에 못 미쳐 유신회와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의 선택은…해산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 승부’는 위험

정치적으로 보면 조기 해산은 매력적인 카드다. 높은 내각 지지율, 호조를 보이는 경제 지표, 새 연정 출범이라는 명분 등은 해산에 우호적 조건이다.

그러나 반대 요인도 만만치 않다. 자민당 지지율 정체, 경제 정책의 초반 성과가 완전히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 갑작스러운 해산에 대한 여론 반발, 유신회와의 연정 조율 문제 등은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다카이치 총리가 ‘즉각적인 해산’을 단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산 카드’는 손에 쥐고 있지만, 지금 당장 쓰지는 않을 듯

정치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리가 언제든 꺼낼 수 있는 것이 해산 카드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현재까지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신중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향후 경제 지표와 자민당 지지율 흐름이 개선된다면 해산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질 것이며, 현재로서는 “시기를 저울질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가장 설득력 있다.

다카이치가 승부수를 던질지 여부는 결국 정책 추진 안정성 확보와 정권 기반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가 언제 교차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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