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논란·경제 피로감 겹쳐 중도층 이탈이 최대 변수, 민주당 ‘생활의제’ vs 공화당 ‘안보·경제’ 구도 속 초박빙 승부 전망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내년 11월 치러질 중간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반기를 좌우할 최대 정치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원과 상원 35석이 새로 뽑힌다. 현재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장악하며 ‘트럼프 체제’의 정치적 방패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여론의 균열 조짐과 정책 피로감이 감지되면서 판세는 점차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 트럼프 2기, 성과와 불만이 교차하는 시점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제치고 재집권한 이후, 관세 중심의 보호무역 정책과 불법 이민 단속, 감세 기조를 핵심 축으로 내세웠다. ‘마가’로 대표되는 그의 지지층은 여전히 탄탄하지만, 경제 양극화와 재정 적자 확대, 대외 갈등 심화 등 부작용이 누적되면서 중도층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IEEPA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관세 사건은 대통령 권한 남용 논란으로 번지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도 미국 내 제조업 고용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물가 불안이 재점화되는 등 ‘트럼프노믹스 2.0’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여기에 민주당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부자 감세에 불과하다”며 복지 확대와 중산층 지원을 내세운 반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하원 전면전, 교외 백인 유권자가 캐스팅보트
하원 435석이 전면 교체되는 선거에서 민주당은 50~60개 지역구를 ‘접전지’로 분류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교외 지역 백인 유권자와 여성층의 표심이 관건이다. 트럼프의 강경 이민정책과 낙태권 제한 움직임은 공화당의 전통 지지층 중 일부를 이탈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은 ‘안보와 경제 안정’을 기치로 내세워 재집권 명분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잇따라 텍사스·애리조나 등 국경 지역을 방문하며 “민주당은 국경을 열어 혼란을 초래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낙태권과 의료보험, 교육비 지원 등 생활 밀착형 의제로 맞불을 놓으며 교외 유권자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하원 선거 구도는 공화당 46%, 민주당 45%로 초박빙 양상을 보인다. 다만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의 참여율이 높아질 경우 민주당이 근소하게 앞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 상원 35석, 민주당 수성 vs 공화당 방어전
상원은 이번에 35석이 걸려 있으며, 공화당이 방어해야 할 의석이 11석, 민주당이 22석으로 민주당이 더 불리한 구조다. 그러나 트럼프의 인기가 흔들릴 경우,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위스콘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의 핵심 동맹이자 상원 내 ‘트럼프파’로 불리는 몇몇 의원들이 재선 도전에 나서지만, 이들 지역에서 인플레이션과 의료비 상승에 대한 민심이 악화되면서 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오바마·바이든계 인사들이 총동원된 지원 유세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한다”는 구도로 선거를 끌고 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뉴욕시장을 비롯해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한 것도 내년 중간선거에 대한 민주당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공화당 우위 구도, 균열 조짐은 변수
현재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으나, 내부 결속이 흔들리는 조짐도 감지된다. 트럼프의 강경파와 온건 보수파 간 정책 노선 차이가 커지고, 외교·무역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최근 연방예산 협상과 사회보장제도 개혁 문제에서 공화당 내 갈등이 심화되며, 일부 의원들은 백악관의 ‘비상조치권 남용’을 공개 비판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 틈을 파고들어 “공화당이 국민보다 트럼프를 위해 움직인다”는 프레임으로 여론전을 강화 중이다. CNN은 “트럼프의 인기는 여전히 공화당 경선에서는 강력하지만, 일반 유권자층에서는 점진적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트럼프 2기의 향방, 1년 앞 다가온 중간선거가 가른다
2026년 중간선거는 단순한 의석 경쟁을 넘어 트럼프 2기 정부의 정당성 평가전이 될 전망이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켜낸다면 트럼프의 경제·이민 정책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하나라도 민주당에 넘어가면, 트럼프의 입법 추진력은 급격히 약화되고 행정부의 후반기는 방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정치 분석가들은 내년 중간선거를 “트럼프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국민투표”로 본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미국은 보호무역·민족주의적 노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고, 패배한다면 민주당은 ‘트럼프 피로증’이라는 바람을 타고 재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내년 중간선거는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 미국 민주주의가 트럼프식 정치 실험을 계속 허용할 것인가를 묻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스페셜 리포트] ‘글로벌 커피 제국’ 스타벅스, 美본토와 최대 해외시장 中서 ‘쓴맛’
- [스페셜 리포트] 세계 최대 전투기 보유 美공군은 왜 300대가 더 필요하다고 하나
- [스페셜 리포트] 러시아가 촉발한 ‘핵무장 르네상스’, 그 뒤에 숨겨진 천문학적 유지비
- [스페셜 리포트] 36년만에 남미로 향하는 美항모…명분은 ‘마약 전쟁’, 속내는 ‘좌파정권 교체’
- [스페셜 리포트] 트럼프의 ‘3선 꿈’, 부통령 우회론으로 실현 가능할까
- [스페셜 리포트] 트럼프·시진핑·푸틴 '나이는 숫자에 불과', 글로벌 정치 70‧80 전성시대
- [스페셜 리포트] 덴마크, 유럽 안티드론 시장의 실리콘밸리로 부상
- [스페셜 리포트] 잇딴 드론 공격, 러시아와 나토간 전쟁 가능성과 시나리오
- [스페셜 리포트] 지지율 고공행진 다카이치, 과연 의회 해산 승부수 던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