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잇딴 드론 공격, 러시아와 나토간 전쟁 가능성과 시나리오

러시아 도발·나토 긴장 고조, 동유럽 안보 난기류…하이브리드 충돌부터 국지전·확전까지 다각적 시나리오 분석

폴란드 군사학교에서 훈련생들이 드론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폴란드 군사학교에서 훈련생들이 드론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잇따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낙탄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동유럽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나토 회원국이 공격을 받는 사례가 계속되면서 나토가 집단방위 조약(제5조)을 실제 발동하는 사태로 이어질지는 국제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다. 그렇다면 러시아와 나토가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과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제인스 위클리 디펜스, 디펜스 뉴스, 밀리터리 타임즈 등 여러 군사전문 매체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쟁 가능성을 종합해 다각적인 시나리오를 예상해본다.

하이브리드 충돌 심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직접적인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긴장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드론, 미사일, 사이버 공격, 영공 침범, 에너지 무기화 등 군사·비군사 수단을 동원해 나토 국경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전략이다. 이는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도 나토 내부의 결속을 시험하고, 유럽 사회의 피로감을 누적시킨다. 러시아는 이러한 방식으로 "레드라인"을 탐색하며 서방이 어디까지 대응할지를 살필 가능성이 높다.

제한적 국지 충돌

보다 위험한 단계는 국경 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이다. 예컨대 폴란드 상공에서 나토 전투기가 러시아 드론을 격추→러시아가 이를 명분으로 보복 공격을 감행→제한적 공습과 국지 교전 발생이라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나토 조약 5조 발동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된다. 나토 내부에서는 "우발적 사고" 수준에 머무를지, "의도적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방위를 발동할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뒤따를 것이다.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기술전수를 받아 대량생산하는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연합뉴스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기술전수를 받아 대량생산하는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연합뉴스

본격적 확전 시나리오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이나 폴란드 동부를 공격하는 상황이다. 이는 곧바로 나토 전면전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재래식 전력에서 러시아는 나토에 열세이기 때문에,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실제로 제한적 핵무기를 사용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 할 수 있다. 반면 나토는 대규모 공중·미사일 타격으로 러시아의 군사 거점을 신속히 무력화하려 할 것이다. 이 경우 전쟁은 단기간에 매우 파괴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정치·전략적 고려 사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를 자극하는 이유는 정치적 동기와 직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소모전에 빠지면서 러시아 내부의 피로감과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나토 전쟁"이라는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내면 러시아 사회를 결집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조국수호전쟁" 이미지를 재현하는 효과를 노린 것과 마찬가지 전략이다. 나토를 위협함으로써 국내 정치적 지지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서방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반대로 나토는 회원국 영토가 직접 공격받지 않는 한, 확전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전쟁개입을 꺼리는 미국과, 유럽 각국의 경제·군사적 부담, 내부 정치적 이견 등이 나토의 단일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은 전면전을 원치 않으며, 미국조차 동아시아와 중동까지 감당해야 하는 전략적 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나토는 가능하면 국지 충돌을 "관리 가능한 사건"으로 축소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러시아 어린이들. @연합뉴스
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러시아 어린이들. @연합뉴스

전쟁 단계별 가능성 평가

전문가들은 전면전 가능성을 20% 미만으로 매우 낮게 보고 있다. 러시아가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재래식 전력에서 나토에 압도적으로 열세에 놓이게 된다. 또한 경제 제재와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중국·인도 등 주요 파트너와의 관계도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푸틴이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을 가능성은 낮다.

국지적 충돌 가능성은 약 40% 미만으로 중간 정도다. 드론 낙탄, 영공 침범, 우발적 격추 등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일시적 무력 충돌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정치적 통제 장치가 작동해 확전 직전 단계에서 멈출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하이브리드 도발 가능성은 60% 이상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본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하이브리드 전술을 지속하는 것이다. 사이버 공격, 에너지 공급 차단, 국경 침범 등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고, 나토 내부의 단결을 시험할 수 있다. 푸틴은 당장 전면전을 원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긴장 고조를 통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끊임없이 시도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