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방산전시회 시리즈 ③] "미국 지상전력의 방향을 읽다" AUSA 연례회의

미 육군의 전략·기술·산업이 한자리에, 세계 지상전력의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2025 AUSA. @홈페이지
2025 AUSA. @홈페이지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매년 10월,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세계 방위산업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거대한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AUSA(미 육군협회) 연례회의 및 전시회)다. 미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전 세계 지상전력 관련 기업, 군 관계자, 연구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지상전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방산 컨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AUSA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미국 육군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예산 방향이 공개되는 무대다. 따라서 세계 각국 방산업체와 정책 담당자들은 AUSA에서 발표되는 신기술과 정책 흐름을 통해 향후 미군의 무기 조달·협력·공동개발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미군 중심 방산 네트워크의 핵심

AUSA는 매년 약 3만 명 이상이 참가하고, 7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부스를 연다. 참가국은 100여 개국에 달하며, 미 국방부·육군 지휘부·방산업체 CEO들이 대거 참석한다. 행사 기간에는 신무기 전시뿐만 아니라, 세미나·패널 토론·계약 협약식·기술 시연 등이 진행된다.

특히 미 육군 참모총장이 직접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10년간의 군 현대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여기서 제시된 기술방향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군사혁신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2024년 AUSA에서는 ‘2030년대를 위한 육군 전환‘을 주제로 AI, 자율무기, 장거리 정밀타격,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지상전력의 CES’

AUSA는 ‘방산업계의 CES’로 불릴 만큼 기술 전시가 중심이다. 여기서는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들이 공개된다.

▲로봇 및 무인체계: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록히드마틴 등은 정찰·보급·전투 지원용 로봇을 선보이며, 병사 생존율과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AI 기반 지휘통제: 전장 데이터 분석, 자율표적식별, 인공지능 작전지원체계 등 ‘AI 전투관리시스템’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했다. ▲차세대 지상전력: M1A2 SEPv4 전차, Stryker A1 차량, OMFV(Optionally Manned Fighting Vehicle) 등 미 육군의 차세대 전투차량이 실물로 공개되며, 참가국들은 실제 구매 및 기술협력 논의를 병행한다. ▲에너지 무기 & 전자전(EW): 드론·미사일 요격을 위한 고에너지 레이저(HEL) 시스템과 전자방해 기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AUSA에서 시연된 이후, 실제 미군 훈련과 배치에 적용되며 동맹국과의 공동개발 형태로 확산된다.

국제 협력의 장으로 진화

AUSA는 과거 ‘미 육군 중심 행사’였으나, 이제는 동맹국 방산협력의 중심무대로 확장됐다. 영국, 독일, 이스라엘, 한국, 호주, 일본 등은 매년 국가관을 설치해 자국 기술을 홍보하고 미군 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졌다.

특히 한국은 2019년 이후 AUSA 참가를 본격화하며 K-방산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KAI 등은 K9 자주포, K2 전차, FA-50, 무인로봇 등 핵심 무기체계를 선보이며 미군 및 동맹군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24년 행사에서는 한화가 미 육군의 차세대 포병시스템에 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해 K-방산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2025 AUSA 방산전시회에 전시된 한국 K-9 자주포. @연합뉴스
2025 AUSA 방산전시회에 전시된 한국 K-9 자주포. @연합뉴스

정책·산업·전략이 만나는 ‘트리플 넥서스’

AUSA는 단순한 제품 전시회를 넘어, 정책·산업·전략이 교차하는 종합 플랫폼이다. 매년 수십 개의 포럼과 기술 워크숍이 열리며, 주요 주제는 ▲미 육군의 현대화 전략 및 조달 계획 ▲국방 AI와 데이터 융합 ▲사이버 보안 및 정보전 대응 ▲병참 혁신(Logistics 4.0) ▲지속가능한 군수체계 구축 등이다

이러한 세션은 군 관계자뿐 아니라 민간 기술기업, 학계, 연구소까지 참여해 군수산업의 미래를 ‘공동 혁신’ 방식으로 논의하는 자리로 발전했다.

AUSA는 ‘미래 지상전력의 나침반’

AUSA는 단순히 미군의 신무기를 공개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곳은 미래 지상전력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자, 기술·산업·외교가 결합된 군사혁신의 전초기지다. AI와 자율전, 네트워크 중심작전(NCW), 로봇 전투체계 등 21세기 전쟁의 본질이 바뀌는 시대에, AUSA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무대다.

한국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국제 무대에서 ‘동맹과 기술 중심의 협력 모델’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USA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K-방산이 세계 전략의 한 축으로 편입되는 교두보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