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침의 유산 한미동맹
미 트럼프 북한 핵 보유국 지칭
사드 배치 한미 갈등 야기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1950년 6.25 전쟁이 남긴 유산 중에 가장 긍정적이고 효과적이며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한미동맹이다. 한미동맹은 지난 1954년 11월 18일 발효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이어 온 두 나라의 강력한 동맹이자 믿음으로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보장하는 굳건한 약속이다.
북한이라는 적(適)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로서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가 바로 안보이며 국방이다. 미국이라는 강력한 동맹이자 우군(友軍)이 우리 현실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는 상당하다는 수준을 넘어 가히 절대적이라고 표현 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의 지원과 존재가 없었다면 6.25 전쟁 이후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은 불가능 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당시 우리나라와 처지가 비슷했던 동남아국가와 남미국가들의 현실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발전하고 행복한 국가가 되었는지 알 것이다.
70년 이상을 이어 온 한미동맹에 요즘 들어 균열이 생기는 조짐이 보여 예전과 다른 긴장감을 느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지난 트럼프 1기 정부 때 보여주었던 북한과의 관계가 되살아나는 분위기기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 이후 지난 1월 20일 북한을 핵보유국을 의미하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이라 지칭하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해 놀라게 하더니 3월 13일에도 다시 한 번 ‘뉴클리어 파워’롤 언급해 그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로서는 당장 위기감을 느낀다. 최대 동맹이고 북한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고 한반도의 안보를 공동 책임진다는 미국의 최고 통수권자의 인식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한반도의 두 당사국인 한국을 패씽하고 미국이 직접 북한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나돌고 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싱가폴과 하노이, 판문점 등 3차례나 만남을 가졌던 트럼프와 김정은의 인연이 다시 이어진다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까지도 나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이후 김정은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 대한 관세 인상과 민감국가 지정 등 어느 때보다 압박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한미동맹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우방이고 동맹이고를 떠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는 미국의 현재 힘을 감당해 내기에는 우리의 준비와 힘이 부족하다.
지난 3월 한미가 합동으로 진행하는 자유의 방패 훈련도 예전에 비해 규모가 축소되었고, 그 의미도 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미국과 미군이라는 강력한 우산 아래에서 평화를 누렸던 우리에게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달콤한 보호는 없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현실이다.
한미동맹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한반도를 지켜온 것이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개발하는 기회와 능력을 키워준 꼴이 되었다. 미국도 북한이 핵 실험을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개발하자 화들짝 놀라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하면서 기존의 한미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미국으로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그 어떠한 세력도 용납하지 않는 정책을 취하면서 한반도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미국 본토까지 위협을 주는 북한을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는 그동안 한미동맹은 미국이 맺은 동맹 중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동맹이라고 믿어 왔다. 의심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어찌 보면, 그 많은 세월 동안 우리에게 의심의 기회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우리에게 너무 큰 이익이 되었기에 조금은 양보를 해도 결국은 우리가 이익이라는 공식을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 한미동맹도 이제 우리가 느낄 정도로 변하고 있다. 아직 주한미군 방위비에 대한 구체적인 변화나 압박은 없지만, 전례를 비춰보면 우리가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상이 예상된다. 지난 2017년 갑자기 진행된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기지처럼, 군사 분야에서 미국의 강력한 밀어붙이기 전략과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우리가 현재의 한미동맹이 늘 그럴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으로 끝날 것이다.
한미동맹은 분명 변화가 있다. 그것도 우리의 예상보다 더 가혹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제적으로 엄청난 취임 선물을 안기고도 관세 폭탄이라는 뒤통수를 맞은 것을 우리는 직접 목격했다. 우리라고 그 폭탄을 피해갈 재주는 없다.
주한미군은 미국이 한국에 행사할 수 있은 가장 강한 무기다. 주한미군이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나 역할을 감안하면, 한미동맹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점도 한미동맹의 맹점이다. 우리 군 수뇌부가 지난 비상계엄의 여파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리로서는 약점이다. 하루 빨리 정상으로 군 조직을 정비하고 제대로 된 업무를 추진해야 다가 올 파도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먼저 한미동맹에도 변화가 오고 있고, 그 변화가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30년 이상을 내다보는 대비책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진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징조가 있듯이 지금의 한미동맹 위기는 앞으로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바로미터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한미동맹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니 불가피하게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설마’라는 안이한 피난처를 벗어나 ‘혹시?’라는 두려움이 더 필요한 시기다. 미국이 더 이상 우리의 완벽한 버팀목이 아니라는 생각부터 가져야 한다. 이미 미국은 우리를 예전의 한국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