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종 전반 ‘어닝쇼크’ 속 화학·반도체 업종은 호실적 대조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국내 주요 상장사 3분기 실적 발표가 반환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방산주들은 전반적인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집계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방산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 방산주 어닝쇼크 사례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방산주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표적이다. 증권사 전망치는 2833억 원이었으나, 실제 발표치는 1371억 원으로 -51.63%의 괴리율을 기록했다. 주가 급등에 따른 장기 성과급 지급 등 사업 외 요인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화시스템도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보다 44.99% 낮게 나타났고, 풍산과 한국항공우주는 각각 -40.48%, -19.84%의 실적 괴리율을 보였다. 이러한 부진은 방산주 특유의 정부 계약 의존 구조와 외부 변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방산주 선방 사례
반면 일부 방산 관련 기업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하거나, 어닝쇼크를 피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 방산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이 안정적인 기업들은 방산 사업과 더불어 비군수 분야 매출이 일정 비중을 차지한 곳들이었다. 다만, 화학, 반도체, 전기전자 업종과 달리, 방산주는 단기간 내 실적 개선 속도가 제한적이어서 시장 기대치를 웃돌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 업종별 비교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발표에서 화학업종은 전망치 대비 34.6% 웃돌며 호조를 보였다. 이어 유통(+11.4%), 제약(+10.5%), 전기전자(+7.4%) 등이 실적 개선을 나타낸 반면, 방산주가 포함된 기계장비(-25.4%)와 운송장비·부품(-6.0%)은 컨센서스를 밑도는 기업이 많았다. 이러한 점에서 방산주는 전체 코스피·코스닥 실적 개선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으로 평가된다.
▌ 시장의 평가와 전망
증권가에서는 방산주의 실적 부진 원인을 정부 방산 예산, 외생변수, 해외 수주 지연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향후 방산 R&D 투자, 국방 예산 확대, 해외 수출 계약 증가 등의 호재가 반영될 경우 실적 개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도 있다.
키움증권 최재원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 속도를 가속화한 요인은 단기 실적 개선 폭이 큰 화학, 반도체 업종 중심이었고, 방산주는 단기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며 “투자자들은 방산주에 대해 장기적 계약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