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실무진 반대에도 '위시' 인수 추진했나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이 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임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11일 서울중앙지법 제24형사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과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에 대한 15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티메프(티몬·위메프) 재무를 총괄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에 대한 류광진·류화현 대표 측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큐텐이 미국 이커머스 업체 ‘위시’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티메프 자금 400억원을 끌어다 쓰면서 그룹 전반의 현금흐름을 악화시켰다고 보았다. 구 대표는 이 전무로부터 위시 인수로 회사 자금이 소진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서도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해, 티메프 미정산 사태를 촉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전무는 “처음엔 위시 인수가 좋은 기회라 생각해 업무를 진행했으나, 중간에 인수를 반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게 됐다”며 “구 대표는 위시 인수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티메프가 큐텐에 자금을 대여해줄 당시에는 당연히 큐텐이 갚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큐텐이 정산 자금이 부족해 계열사의 자금을 며칠만 쓰고 채워넣겠다고 사전에 양해를 구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2024년 7월 현금흐름 문제로 티몬의 중요한 거래처에 50억원의 정산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구 대표에게 보고했으며, 이에 구 대표는 티몬 50억원 미정산이 발생하면 티몬에서 책임지도록 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했다.
이 전무는 “구 대표가 티몬이 잘못된다 하더라도 티몬을 버리고 나머지 위메프와 큐텐 위시를 묶어서 IPO를 하면 된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은 있겠으나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며 “이후 자신은 류광진 대표와의 통화에서 구영배 대표가 너무 노골적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불평하게 됐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