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널뛰기] 1475원 돌파하자 외환당국 “우려스럽다” 한마디에 19원 뚝

위험회피 심리 확산 속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고조, 엔저·미 금리 변수까지 겹치며 환율 상단 압력 지속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1475원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인 뒤, 정부와 한국은행의 구두개입에 따라 급락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러한 환율 변동의 배경에는 대외 금융시장의 불안, 외국인 투자심리 약화, 안전자산 선호 확대, 엔화 약세 등 복합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5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5.5원 내린 1462.2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오른 1471.9원에서 출발해 10분 만에 1474.9원으로 치솟았으나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순식간에 19원 가량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상승은 우선 미국 뉴욕증시 급락이 직접적인 촉매가 됐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나스닥이 모두 1.6~2.3%대 하락하면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커졌고,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등 신흥시장 자산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심화했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을 강화했다.

또한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다. 엔달러 환율이 154엔 중반을 유지하며 30년 만의 엔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역내 통화 중 원화의 상대적 약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을 추가 상승시키는 배경이 된다.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미국의 높은 금리 차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이에 휘둘리는 구조적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전날 1조 원 가까이 순매수했지만, 이날은 다시 8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 자금의 유출 가능성 확대는 환율 상방 압력으로 직결된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수록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이는 전형적인 패턴이 현재 다시 나타난 것이다.

달러가치 대비 주요국 통화 변동율. @연합뉴스
달러가치 대비 주요국 통화 변동율. @연합뉴스

이처럼 환율이 빠르게 치솟자 정부는 긴급히 시장에 메시지를 보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 불확실성 확대에 우려를 표명하며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자 환율은 1456원대까지 떨어졌다. 구두개입 효과가 즉각 나타난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실제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는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 급등의 영향은 적지 않다. 우선 수입물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 압력이 재차 강화될 수 있다. 특히 원자재·에너지·식품 등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품목에서 비용 상승이 소비자 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원가 예측이 어려워지고, 가계는 해외여행·해외직구·유학 비용 부담이 즉시 커진다. 반면 수출기업에는 단기적으로 채산성 개선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 실물과 금융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