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50조 등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 발표, 한국을 미래 산업 전진기지로 발돋움 시키기 위해선 정부 지원도 적극 병행돼야 효과 기대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최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향후 5년간 총 800조 원 규모의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을 미래 산업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관한 이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해 재계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단순히 숫자만 크고 화려한 것이 아니다. 대규모 투자 규모가 발표되자마자 업계에서는 그 의미를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첫째, 국내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이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들은 각자 미래 성장 산업인 반도체, 인공지능(AI), 전고체 배터리, 로봇, 그린 에너지 분야에서 연구개발(R&D) 및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삼성은 향후 5년간 국내에서 6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현대차는 내년 채용 규모를 기존 7200명에서 1만 명으로 늘릴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고용 창출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노동 시장의 안정을 꾀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와 기술 경쟁력 제고이다. 4대 그룹은 단순히 자금을 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R&D 시설과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거점인 평택 캠퍼스의 5공장 건설과 전남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SK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확장을 통해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 한다. 현대차는 로봇공장을 구축하고 AI·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늘려가며, LG는 5년간 100조 원의 투자 중 60%를 소재, 부품, 장비 기술 개발에 투입하여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꾀할 예정이다.
▌ 한미 관세협상 타결, 국내 투자의 촉진제 역할
이번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단순히 기업들의 계획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대기업들이 화끈하게 지갑을 열기로 한 이면에는 한미 간의 관세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 것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협상에서는 특히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에 대한 특혜가 보장됨으로써, 한국 기업들은 해외 생산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동시에 국내 투자를 재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해외 생산을 확대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맞춰 보수적인 투자를 이어왔지만, 이번 협상 타결을 계기로 국내 생산기지 강화를 위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삼성은 평택캠퍼스 5공장 공사를 개시하며, 이를 통해 향후 반도체 시장의 수요 급증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남에 건립될 AI 데이터센터는 향후 삼성의 AI 기술 개발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다.
▌ 차세대 산업 육성,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단기적인 생산 증대뿐만 아니라 차세대 산업 육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생산 거점 구축, SK의 반도체 클러스터 추가 투자, 현대차의 로봇공장 구축 등은 모두 차세대 기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할 예정이다.
반도체, AI, 로봇, 전고체 배터리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분야로, 한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AI와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기업 차원의 경쟁력 강화를 넘어, 한국 전체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국내 제조 생태계 활성화와 정부의 역할
대기업들의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R&D 생태계 구축과 산학연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투자는 국내 제조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정부의 규제 개선과 인력 양성, 인프라 확충 등이 함께 뒷받침된다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정부는 대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규제 완화, 인프라 확충, 인재 양성 등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들이 계획한 대규모 투자가 제대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투자가 국내 산업 생태계와 기술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역할도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