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첫 잠수함 시대 연 장보고함, 34년 임무 마치고 퇴역

대한민국 첫 잠수함, 34년 항해의 역사 마무리, 해군 잠수전력의 초석이자 개척정신의 상징

마지막 항해에 나선 장보고함. @연합뉴스
마지막 항해에 나선 장보고함.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우리 해군 잠수함 시대의 출발점이었던 장보고함(SS-I·1200t급)이 2025년 연말 퇴역을 앞두고 19일 마지막 항해에 나섰다. 1992년 인수된 장보고함은 이날 진해군항에서 약 2시간 동안 최종 항해를 수행하며, 초대 함장이었던 안병구 예비역 준장을 비롯해 초기 인수 요원들이 함께 승선해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다.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귀항하면 진해군항에 정박한 모든 잠수함이 기적을 울려 그동안의 임무 완수를 축하할 예정이다.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 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됐으며, 1993년 대한민국 첫 잠수함으로 공식 취역했다. 함명은 통일신라 시대 청해진을 통해 해양을 개척했던 장보고 대사의 이름을 따 붙여졌다. 취역 이후 장보고함은 34년 동안 지구 둘레 15바퀴가 넘는 약 34만2000 마일(63만3000㎞)을 안전하게 항해했다. 특히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는 미국 항공모함을 포함한 다수 함정에 대해 모의 공격을 수행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탐지되지 않으며 우리 해군의 잠수함 전력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또한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에서는 1만 마일 단독항해에 성공해 장거리 잠항 능력과 원해 작전 능력을 입증했다.

장보고함은 2023년까지 작전 임무를 수행한 뒤 2024년부터는 훈련함으로 전환돼 잠수함 승조원 교육과 자격 유지 훈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제권 현 장보고함장은 “장보고함은 잠수함사령부 창설의 주춧돌이자 우리 잠수함부대의 꿈과 도전의 상징이었다”며, 앞으로도 그 개척정신을 이어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침묵의 수호자’로서 임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34년의 유산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퇴장하는 장보고함은 한국 해군 잠수함 역사의 출발점이자 변함없는 자긍심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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