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전역 양보·군 병력 절반 감축 등 우크라이나에 대폭적인 양보 요구, 미·러 비공식 초안 드러났지만 당사국 반발로 실제 협상 타결은 불투명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악시오스,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전·현직 당국자들이 비공식 접촉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목표로 한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초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크렘린 측 고문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항복’에 가까운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전역을 러시아에 넘기고, 현재 통제 중인 일부 지역까지 포기하는 것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군 병력의 절반 감축, 주요 무기체계 포기, 미국의 군사 지원 축소 등이 포함됐다. 이는 향후 러시아의 추가 침공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에 극도로 불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정치·사회적 양보도 요구됐다. 러시아어의 우크라이나 공식 언어 인정, 러시아 정교회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 부여 등이 담겨 있어 러시아의 오랜 정치적 요구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건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직접적으로 훼손할 수 있어 내부 반발이 거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초안을 “러시아의 최대 요구치를 그대로 반영한 방안”이라며 사실상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소식통은 “러시아가 미국의 협상 의지를 이용해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 측 일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실제 기대치를 명확히 파악하려는 시도”라며 일정 부분 의미를 부여하지만, 공식적 지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러시아 정부는 해당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새로운 진전은 없다”, “그런 수준의 제안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역시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상 움직임이 실제 외교 채널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협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 테르노필 등 민간 지역을 대규모로 공격해 최소 25명이 사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하며 대러시아 제재 강화와 방공 지원 확대를 촉구했고, 미국의 고위 군사 대표단과 전쟁 종식 방안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결국 이번 협상 초안은 전쟁 종식 논의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내용의 일방성으로 인해 실제 타결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오히려 관련 논쟁과 외교적 긴장만 확대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