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프리·아파치 등 주요 기종 사고율 급등…미 의회, 조종·정비 체계 전면 재점검 요구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2024년 한 해 동안 미군의 항공기 중대사고(클래스 A)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방부가 미 의회에 제출하고 AP통신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기준 미군 전체의 중대사고 비율은 4년 전보다 55% 증가했다. 운용 시간이 많은 군종일수록 피해가 컸는데, 특히 해병대는 같은 기간 사고율이 거의 세 배 상승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클래스 A 사고는 사망이나 영구 장애를 초래하거나 항공기 완전 손실이 발생한 가장 심각한 수준의 사고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단일 원인 때문이 아니라, 여러 작은 문제들이 누적돼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행훈련 축소, 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의 잦은 해외 전개, 위험성이 높은 V-22 오스프리 같은 기체의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안전 여유(버퍼)를 잠식했다는 것이다.
2024 회계연도 첫 10개월 동안 미군에서는 25명이 사망하고 14대의 항공기가 파괴됐다. 이 같은 상황에 미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사고 보고서의 접근성을 높이는 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워런 의원이 요청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오스프리는 가장 사고가 많은 항공기군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아파치 공격헬기는 4년 전보다 4.5배, C-130 수송기는 거의 두 배의 중대사고율을 보였다.
해군 역시 2025년에 들어 중대사고가 14건으로 뛰어 2024년(8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항모에서의 착륙 실패, 항모 갑판에서의 추락, 심지어 미사일 크루저가 우군 전투기를 오인 격추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2025년에는 워싱턴 D.C. 상공에서 군용 헬기와 민항기가 충돌해 67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도 있었다. 이후 조사 결과 고도계 고장, 야간투시장비(NVG) 문제, FAA(미 연방항공청)의 관리 미흡 등 복합적 오류가 확인됐다.
항공 전문가 존 낸스는 “군 조종사들은 민항 조종사가 경험하지 않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순간 판단을 해야 한다”며, 운영 강도가 높아지는 한 사고 증가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비행 중단이 조종능력과 조직적 안전 여유에 큰 충격을 준 ‘주요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워런 의원실은 2019~2025년까지의 항공기 사고 전반(클래스 A~C)에 대한 추가 자료와 조종사·정비 인력 훈련 방식에 대한 세부 정보를 국방부에 요구한 상태다. 증가하는 사고의 흐름이 단순한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징후인지, 미군 항공 안전체계 전반의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