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重, 건설부문 '위기' 조선부문서 '만회'할까

건설부문 공공입찰 제한 우려 vs 조선부문 美 MRO 진출 기대감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연합뉴스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HJ중공업의 건설부문이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으면서, 조선부문이 MASGA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건설 시장 1위 업체인 HJ중공업이 ‘공공입찰 원스트라이크 아웃’ 정책의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 6일 HJ중공업이 시공을 맡은 울산화력발전소 기력 발주해체공사 현장에서 보일러타워가 붕괴해 작업자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으면서 ‘1호 적용 대상’ 물망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HJ중공업 건설부문이 6조원 넘는 수주잔고를 쌓아두고 있긴 하지만, 최대 2~3년간 공공입찰 제한과 영업이익 5% 수준의 과징금 등 중복 제재를 받을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의 사과문이 사고 발생 일주일 뒤에야 나오면서 늦장대응이라는 비판까지 커져, 향후 공공공사 수주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해석도 제기됐다. 현재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울산경찰청은 HJ중공업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업계는 HJ중공업 건설부문의 매출 축소를 예상하는 한편, 크리스마스 전후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 MASGA(마스가) 프로젝트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HJ중공업 조선 부문이 미국 MRO 사업 진출에 성공할 경우 회사 외형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HJ중공업은 지난해 말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약 400억원 규모의 독도함 창정비 사업 따내며 MRO 시장에 발을 디뎠다. 올해 초에는 미국 해군 함정 MRO에 필요한 함정정비협약(MSRA) 인증 실사를 완료했다. 회사는 최대 1만100TEU급까지 건조 역량을 확대하고, 연말 내 미국 선주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상무부 대표단이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하면서 시선이 쏠렸다. 이날 대표단은 영도조선소 도크와 생산설비를 둘러본 뒤 HJ중공업의 함정·특수선·상선 건조 역량과 MRO 사업 준비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 이후 알렉스 크루츠 부차관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파트너·동맹국들과 대규모 상선 건조 협력을 논의했다”고 전하며 한미 조선 협력이 구체적인 사업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보냈다.

마스가 펀드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은 100% 한국 기업에 귀속된다는 점에서 HJ중공업 조선부문의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인다. 도크 규모 대비 작은 소형 선박을 수주하면서 낮게 책정됐던 HJ중공업의 조선소 가동률(올 3분기 기준 41.3%)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이달 말 MSRA 라이선스가 나오면 전투함과 구축함 등 규모가 큰 함정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