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K2 전차 계약, 유럽 방산 판도 바꾸는 ‘게임 체인저’
현지 생산·기술 협력 모델, 유럽 넘어 중동·아시아까지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방산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무기 체계를 서둘러 도입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현대로템의 K2 전차가 있다. 폴란드와 체결된 1000대 규모의 공급 계약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기술 이전·현지 생산·장기 정비 협력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수출 모델로 평가받는다. <편집자주>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폴란드와의 K2 전차 계약은 단순히 한 건의 대규모 수출이 아니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한국 방산 기술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은 사례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핵심 회원국이자 EU(유럽연합) 국가인 폴란드가 독일·미국산 전차 대신 한국산 K2를 선택한 순간,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를 ‘검증된 레퍼런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유럽의 연쇄 효과, 주변국으로 확산되는 논의
폴란드와 군사 협력 관계가 밀접한 인접국들은 K2 도입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노르웨이틑 독일제 레오파르트2와 한국 K2를 두고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중이다. 빠른 납기와 기동성, 혹한기 작전 능력에서 K2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체코의 경우 폴란드와의 MOU를 계기로 K2PL 후속 계약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루마니아는 군 현대화 프로젝트에서 K2 전차를 후보군으로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슬로바키아·핀란드는 나토 내 협력 차원에서 폴란드 모델을 벤치마킹 중이다.
이러한 확산은 단순히 무기를 더 많이 판매한다는 차원을 넘어, ‘폴란드식 현지 생산+기술 협력 모델’이 유럽 전역으로 퍼질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중동과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
폴란드 사례는 유럽에서의 파급 효과뿐 아니라, 중동·아시아 지역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우디·UAE는 고온 사막 환경에 맞는 K2 개량형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집트·카타르는 현지 조립 가능성을 전제로 한국 방산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은: 폴란드 모델을 참고해 기술 협력형 방산 계약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동은 오일머니 기반으로 ‘장기적 MRO(정비·유지보수)’ 시장이 크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넓다.
“폴란드 사례는 하나의 출발점”
독일 군사 전문지 ‘유럽안보와 기술’(ES&T)은 “폴란드의 K2 선택은 유럽 전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라며 “한국이 제시한 빠른 납기와 기술 협력 조건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브레이킹 디펜스는 “폴란드 계약은 한국의 방산 산업을 단순한 수출국에서 ‘플랫폼 제공자(Platform Provider)’로 격상시켰다”며 “향후 수출 협상에서 한국은 단순 판매가 아니라 현지 맞춤형 산업 동반자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폴란드 수출 모델이 그대로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으로 확산될 경우, 현대로템 방산 부문 매출 비중이 40% 이상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