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中푸젠함, ‘전자식 캐터펄트’ 탑재로 美항모에 도전장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전자식 사출’ 항모 보유국 등극

중국 항모 푸젠함의 J-35·J-15T·KJ-600 출격 시험. @연합뉴스
중국 항모 푸젠함의 J-35·J-15T·KJ-600 출격 시험.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중국 해군의 최신형 항공모함 ‘푸젠함(福建艦)’이 함재기 이착륙 시험에 성공하면서, 미국 중심의 해양 패권 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전자식 캐터펄트 시스템을 탑재한 푸젠함은 미국의 최신 항모 ‘제럴드 R. 포드함’과 유사한 기술을 도입한 세계 두 번째 항모로, 향후 서태평양 해역에서 미중 간 항모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두 번째 전자식 사출기 탑재 항모

푸젠함은 중국이 자체 설계하고 건조한 세 번째 항공모함이자 첫 사출형 항모(Type 003급)다. 이전의 랴오닝함(우크라이나 함선 개조)과 산둥함(국산 항모)은 ‘스키점프’ 방식(STOBAR)을 사용해 함재기 이륙에 제한이 많았지만, 푸젠함은 전자식 캐터펄트(EMALS) 방식을 채택했다. 이 시스템은 제한된 시간 내 더 많은 기체를 효율적으로 발진시킬 수 있어 작전 효율성이 대폭 향상된다.

이 기술은 미국이 최신 항모 ‘제럴드 R. 포드’급에 처음 도입한 첨단 기술이며,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시스템을 항모에 실전 배치한 국가가 된다. 푸젠함은 이로써 중량이 큰 조기경보기, 스텔스기 등의 이착륙이 가능해졌고, 기존 중국 항모의 작전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했다.

중국판 '항모 항공전단' 가동 임박

중국 국영 CCTV는 최근 푸젠함에서 J-35 스텔스기, J-15T 전투기, KJ-600 조기경보통제기의 이착륙과 정지 훈련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훈련 시기와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는 푸젠함의 전투 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J-35는 F-35에 대응하는 중국산 스텔스 함재기다. 레이더 회피 성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로, 향후 미군 항모와의 공중전에서도 대응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됐다.

J-15T는 기존 J-15의 개량형으로, AESA 레이더를 장착한 4.5세대 전투기이며, 고속 및 고기동의 전술 타격 역할을 수행한다.

KJ-600는 미 해군의 E-2D 호크아이와 유사한 조기경보 및 통제기다. 적 스텔스기와 드론을 조기 탐지하고, 함재기 작전의 지휘·관제 역할을 맡는다.

이 3기종이 항모에서 동시에 시험된 것은 단순한 항공기 운용 시험을 넘어, 항모 항공전단의 실전 배치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푸젠함의 전략적 의미…제2열도선 너머로의 확장

홍콩 명보 등은 이번 훈련의 의미를 “중국 해군의 전투 반경이 제2열도선까지 확장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제1열도선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 해협으로 이어지는 가상의 방어선을 뜻하며, 제2열도선은 일본 이즈반도-괌-사이판-인도네시아를 잇는 대미 전략선을 말한다.

중국은 이 열도선들을 미국과의 해양 세력 균형의 기준선으로 보고 있으며, 푸젠함이 이 두 선 너머까지 작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 해군의 원양 작전 능력이 크게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중국 군사 전문가 장쥔서도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KJ-600의 장거리 탐지능력, J-35의 스텔스 전투력, J-15T의 다기능 타격력이 결합되며 원양 작전에서의 전력 투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사출기 출격 준비 중인 J-35·J-15T·KJ-600. @연합뉴스
사출기 출격 준비 중인 J-35·J-15T·KJ-600. @연합뉴스

미국 항모와의 전력 비교…‘기술 따라잡기’는 성공했나?

푸젠함이 미국 항모에 비견될 만큼 진화한 것은 분명하지만, 운용 능력과 종합 전력에서는 아직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푸젠함의 배수량이 8만~8만5000톤인데 비해 제럴드 R. 포드함은 10만톤에 달한다. 추진방식 또한, 푸젠함이 재래식 디젤·전기 복합인 반면, 포드함은    무제한 항속이 가능한 핵추진 방식이다.

항공기 운용의 경우 푸젠함이 J-15T, J-35, KJ-600 등 60~70대에 그치는 반면, 포드함은    F-35C, E-2D, EA-18G 등 70~80대 이상이다.

가장 큰 차이는 푸젠함이 시험단계에 불과해 경험이 제한적인 반면, 포드함은 수십 년 실전 운용을 통한 글로벌 배치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푸젠함 취역 임박…남중국해 핵심 거점 역할할까

푸젠함은 2022년 6월에 진수됐고, 올해 9월 현재 9차 시험 항해를 완료했다. 최근에는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며, 하이난성 싼야 해군기지를 모항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이는 남중국해에서의 항모 작전 전개 및 영유권 주장 강화를 의미한다.

홍콩 언론들은 오는 11월 11일에 해군 정식 인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이 시점이 푸젠함의 공식 취역 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항모 강국 향한 중국의 전략적 전환점

푸젠함은 단순한 항공모함이 아닌, 중국의 해양 전략 전환을 상징하는 상징물이다. 자국산 스텔스기와 조기경보기를 전자식 캐터펄트로 발진시키는 항모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중국은 미국 중심의 항모 기술 독점을 돌파했다.

그러나 아직 미국 항모와의 전면적 비교에서는 운용 경험, 핵추진 기술, 글로벌 전력 투사 능력 등에서 격차가 남아 있다. 중국이 그 격차를 언제, 어떻게 메우느냐가 앞으로의 해양 패권 경쟁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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