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 사출기 장착한 중국 첫 항공모함…서방 항모 기술 100년의 격차 좁히기 도전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福建艦)이 지난 5일 정식 취역함으로써, 중국 해군(PLAN)은 랴오닝함, 산둥함에 이어 세 척의 항모를 보유하게 됐다. 푸젠함은 단순히 세 번째 항모가 아니라, 중국이 완전히 독자 설계·건조한 첫 대형 항공모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서방 해군이 100년 넘게 거쳐온 항모 발전의 길을 중국은 불과 10여 년 만에 완주했다”고 자찬했다. 인민일보 역시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취역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푸젠함을 ‘해상 강국의 상징’으로 띄웠다.
푸젠함은 배수량 약 8만톤, 전장 약 316m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기존 중국 항모와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기식 사출기(EMALS) 채택이다. 이 시스템은 미국 최신예 항모 ‘포드(USS 제럴드 R. 포드)’급과 동일한 방식으로, 함재기를 압축공기 대신 전자기력을 이용해 갑판에서 쏘아 올린다.
▌ 전자기 사출기—항공모함의 심장
이전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스키점프대식(STOBAR) 이륙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함재기가 갑판 끝 경사로를 타고 직접 이륙하는 구조로,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무게 제한이 크다. 반면 푸젠함의 CATOBAR(사출기 이륙+어레스팅 와이어 착함) 방식은 함재기가 더 많은 연료와 무장을 탑재한 채 이륙할 수 있게 해준다.
이에 따라 푸젠함은 기존 J-15 함재기 외에도 J-35 스텔스 전투기와 KJ-600 조기경보기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중국 해군이 처음으로 항모 기반 조기경보·스텔스 작전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외신들은 푸젠함이 40~60대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 포드급과의 성능 비교—‘양적 근접, 질적 격차’
미국의 포드급 항공모함은 푸젠함의 직접적인 벤치마크 대상이다. 포드급은 배수량 10만톤에, 핵추진 항모다. 반면 푸젠함은 배수량 8만톤에, 재래식(디젤+가스터빈) 추진방식이다.
탑재 항공기 역시 포드급이 70대 이상인 반면, 푸젠함은 40~60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작선 지속시간은 포드급이 핵추진 방식이어서 사실상 무제한인 반면, 푸젠함은 연료보급 문제로 제한적인 것도 차이다. 항송거리는 포드급이 무제한인 반면, 푸젠함은 약 8000km다. 승조원의 경우 포드급이 4500명 정도인 반면, 푸젠함은 약 2500~3000명 수준이다.
이렇게 봤을 때, 푸젠함은 크기와 기술 측면에서 미 항모에 ‘근접’했으나, 핵추진 부재와 작전 지속성 한계는 여전히 큰 격차로 꼽힌다. 포드급은 핵연료만으로 20년 이상 작전이 가능하지만, 푸젠함은 연료와 보급선 의존도가 높아 장기 원양작전에서 불리하다.
또한 함재기 전력에서도 포드급은 F-35C 스텔스기와 E-2D 조기경보기 등 검증된 기종을 운용하는 반면, 푸젠함의 J-35와 KJ-600은 아직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
▌ 중국 해군 전략 변화—‘해안 방어’에서 ‘원양 작전’으로
하지만, 푸젠함의 취역은 중국 해군 전략의 본격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이전까지 중국의 항모 운용은 남중국해·동중국해 등 주변 해역 방어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항모전단(CSG)을 중심으로 태평양 원양까지 작전 반경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젠함 취역은 중국 해군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뿐 아니라 인도양과 서태평양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는 “푸젠함이 완전한 작전 능력을 발휘하려면 최소 1~2년의 시운전과 훈련 기간이 필요하지만, 중국이 ‘항모전단 운용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 “양적 팽창에서 질적 전환으로”
현재 중국은 랴오닝함(1번함), 산둥함(2번함), 푸젠함(3번함)을 중심으로 한 3항모 체제를 구축했다. 향후 2035년까지 핵추진 항모 2척을 포함한 6척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의 11척 핵항모 전력과는 아직 차이가 있으나, 아시아·태평양 해역 내에서 독보적인 군사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종합해 보면, 푸젠함은 기술적 완성도보다 정치·전략적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서방의 군사 기술 격차를 10년 만에 좁히며, 중국이 ‘해양 패권 경쟁’의 새로운 주체로 등장했음을 전 세계에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국 해군이 ‘해안 방어국’에서 ‘해양 강국’으로 넘어가는 역사적 전환점을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