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당 건조 가격만 약 135억 달러에 달해
스텔스 설계 요소 갖춘 차세대 슈퍼 캐리어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해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21세기, 항공모함은 여전히 ‘바다 위의 요새’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미국이 개발한 제럴드 R. 포드급(Gerald R. Ford-class) 항공모함은 단일 무기체계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장비로 꼽힌다. 척당 가격이 약 135억 달러(약 19조 원)에 달하며, 최신 전자식 사출기와 레이더, 스텔스 설계 요소를 갖춘 차세대 슈퍼 캐리어다. 그러나 천문학적 예산과 잦은 기술 결함으로 인해 ‘성공과 실패의 경계선’에 있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개발 배경과 비용=포드급 항공모함은 냉전 이후 노후화된 니미츠급을 대체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설계가 시작됐다. 미국 해군은 총 10척 이상을 건조해 21세기 중반까지 핵심 전력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첫 번째 함인 제럴드 R. 포드(CVN-78)는 2017년 실전 배치되었으며, 이후 존 F. 케네디(CVN-79), 엔터프라이즈(CVN-80) 등이 순차적으로 건조 중이다. 총 사업비는 약 1200억 달러(약 168조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의 연간 방위비가 61조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얼마나 대규모 투자인지를 짐작케 한다.
영국 왕립해군대학의 해양 전략가 앤드루 레인 박사는 “포드급은 항공모함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지만, 예산 초과와 지연으로 인해 ‘가장 비싼 실험실’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주요 특징 및 성능=포드급 항공모함의 가장 큰 특징은 첨단 전자식 사출기(EMALS, 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 System)와 첨단 착함 장치(AAG)다. 기존 증기식 사출기보다 안정적이고 다양한 기체 운용이 가능하며, 장기적으로 유지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첨단 레이더 체계와 스텔스 설계 요소를 적용해 탐지 회피 능력을 강화했고, 승조원 수를 기존 니미츠급보다 약 600명 줄여 인건비를 절감했다.
포드급 한 척은 항공기 75대 이상을 탑재할 수 있으며, 핵추진 시스템 덕분에 20년간 연료 교체 없이 운용 가능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해양 분석가 마이클 오브라이언 박사는 “포드급은 단순히 항공모함이 아니라, 미국이 전 세계에 군사적 영향력을 투사하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평가한다.
◇논란과 평가=막대한 비용은 포드급을 둘러싼 최대 논란거리다. 미 의회 회계국(GAO)은 “EMALS와 AAG, 첨단 레이더 시스템의 잦은 결함으로 인해 초기 작전 능력이 크게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첫 항모 CVN-78은 배치 이후에도 전투기 이착함 시험에서 반복적인 기술 문제를 겪었다.
호주 시드니대 국제안보센터의 브렌다 리 교수는 “포드급은 상징성과 기술적 진보 측면에서는 압도적이지만, 동맹국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비싼 ‘꿈의 무기’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미래 전망=미 해군은 포드급 항공모함을 2040년대까지 주력으로 활용하면서, 이후 차세대 항모 개발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건조 중인 케네디함(CVN-79)은 2028년 전력화될 예정이며, 나머지 함정도 순차적으로 배치된다.
미 해군 항모전단 사령부의 제임스 커크 제독은 최근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드급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존재감을 상징하는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동맹국과의 연합 작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문학적 비용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은 21세기 미국 해양 패권 전략의 핵심 무기체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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