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전투기’라 불린 전설적 잠수함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미 해군의 시울프급(Seawolf-class) 공격형 핵잠수함은 냉전 시대 소련 잠수함을 압도하기 위해 탄생했다. 1980년대 초, 소련이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타이푼급과 아쿨라급 잠수함을 대거 건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정숙하면서도 가장 비싼 공격형 잠수함”을 기획한 것이다.
◇압도적 성능, 그러나 지나친 고비용
시울프급은 설계 당시부터 ‘돈을 아끼지 않는 프로젝트’로 유명했다. 핵심 특징은 세계 최강의 정숙성과 압도적인 심해 작전 능력이었다. 이 잠수함은 기존 로스앤젤레스급보다 더 깊은 심해에서 작전할 수 있고, 훨씬 더 조용히 움직일 수 있다.
최대 잠수 깊이는 600m 이상으로 추정되며, 수중 속도는 시속 55km(약 30노트) 이상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어뢰 등 50여 발 탑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대당 건조 비용은 3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기존 로스앤젤레스급의 3배에 달했다.
◇계획 축소와 단종
애초 미 해군은 29척 건조를 목표로 했으나, 냉전이 종식되면서 위협 요인이 감소했고, 과도한 비용 문제로 인해 단 3척만 건조됐다. 대표 함정은 USS 시울프(SSN-21), USS 코넥티컷(SSN-22), USS 지미 카터(SSN-23)이다.
특히 마지막으로 건조된 지미 카터함은 선체를 연장해 특수작전 지원·정보 수집 임무에 특화되었다. 이는 해저 감청, 특수부대 침투, 심해 작전 등 고도의 임무 수행을 위한 것이다.
◇“과잉 스펙의 산물” 혹평도
전문가들은 시울프급을 두고 ‘과잉 스펙의 산물’이라고 평가한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토니 로버트슨 박사는 “시울프급은 세계 최고의 공격형 잠수함이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시대적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실패한 프로젝트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해군 잠수함사령부(COMSUBFOR)의 관계자는 디펜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울프급은 지금도 세계 어느 잠수함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잠수함 활동이 활발해지는 오늘날, 시울프급은 미국의 ‘비밀 병기’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시울프급 핵잠수함은 냉전의 산물이자 동시에 냉전 종식의 희생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나친 비용으로 인해 양산에는 실패했지만, 그 성능만큼은 지금도 전 세계 해군 전문가들에게 전설로 회자된다. 한정된 숫자만큼 ‘특수 작전의 그림자’로, 시울프급은 여전히 심해에서 조용히 미국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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