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泰 차이세리 신형 장갑전투차, 한국 방산업체에 새 위협 될까

태국 방산업의 급성장, 동남아 장갑차 시장 판도 흔드는 게임 체인저 부상

방콕에서 열린 디펜스&시큐리티 2025에서 공개된 차이세리 가디언-T 프로토타입. @홈페이지
방콕에서 열린 디펜스&시큐리티 2025에서 공개된 차이세리 가디언-T 프로토타입. @홈페이지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태국 방산기업 차이세리가 지난 10~13일 방콕의 임팩트 전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펜스 & 시큐리티 2025’ 전시회에서 8×8 장갑전투차(가디언-T) 프로토타입을 포함한 여러 신형 장갑차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동남아 지역 방산 지형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은 K808·K806, 레드백 등을 비롯해 아시아 장갑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차이세리가 최근 기술력과 제품군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동남아 시장에서 잠재적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차이세리는 가디언-T 8×8 AFV, 자칼 4×4 장갑차, 리지백 4×4 고기동 차량, 히사르 MRAP(파키스탄 육군용) 등 4종의 신형 차량을 대거 공개했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끈 가디언-T는 사실상 태국판 ‘공격형 8×8 기갑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공격형 화력으로 무장한 가디언-T…태국 방산 기술력 도약 신호탄

가디언-T는 태국 해병대가 이미 실전 배치한 AWAV(8×8 상륙형 장갑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안정화 105㎜ 저압포를 중심으로 ATGM 4기, 자동장전장치까지 갖추며 기존 태국산 장비보다 확연히 진보한 성능을 보여줬다.

아직 포탑·주포 등 핵심 부품의 해외 공급사가 정해지지 않았고 태국 육군의 정식 시험도 남아 있지만, 시제차량 수준만 놓고 보면 태국 방산이 ‘중형 장갑전투차’ 영역으로 본격 진입하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태국의 기술적 성숙도는 물론, 향후 동남아에서 장갑차 경쟁구조가 단순 수입 중심에서 자체 개발·현지 생산 체제로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차이세리는 이번 신제품군을 통해 내수·수출을 동시 공략하는 전략을 명확히 드러냈다. 자칼·리지백은 태국 육군 요구사항을 반영한 플랫폼이며, 히사르 MRAP는 파키스탄 육군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동남아 방산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문 다국적 고객 기반 확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산 경험이 쌓일수록 가격 경쟁력은 더 탄력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한국 방산업체에 실제 위협이 될까

차이세리의 신형 장갑차가 단기간에 한국 업체의 시장을 직접 침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은 이미 △레드백(호주 수출 성공) △K808·K806 장갑차 △K2 전차·K9 자주포 등 검증된 무기체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은 또한, 규모의 경제와 뛰어난 정비 인프라, 신뢰도 등을 갖추며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어 차이세리가 당장의 위협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차이세리의 최신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잠재적 경쟁 변수가 될 수 있다.

첫째, 동남아 시장 특성에 적합한 ‘가성비 전략’이다. 한국산 장비 대비 가격이 크게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예산이 제한된 국가들에 매력적일 수 있다. 둘째, 지리적·외교적 접근성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지역 내 방산 협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태국산 장비가 구매 문턱이 더 낮을 수 있다. 셋째, 105㎜ 포탑형 8×8이라는 틈새 영역이다. 한국은 8×8 장갑차 체계는 보유하지만 105㎜ 포탑형 AFV는 보유하지 않아, 특정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차이세리는 가성비 좋은 장갑차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홈페이지
차이세리는 가성비 좋은 장갑차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홈페이지

동남아 방산 경쟁 본격화…한국에 필요한 전략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최근 방산 자립과 수출 확대에 적극적이다. 이번 가디언-T 공개는 그 흐름의 상징적 사례로, 한국이 중점 공략해온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현지화 요구·부품 국산화 흐름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한국이 유지해야 할 우위는 ▲기술력 ▲생산 안정성 ▲후속 군수지원 ▲국방외교 네트워크이며, 동시에 경쟁 구도 변화에 대비해 현지 생산(조립) 옵션 제공, 프로젝트별 맞춤 패키지 제안, 합작 설립 및 기술이전 범위 조정 등의 유연성이 더욱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차이세리의 신형 장갑전투차 개발은 태국 방산업이 고속 성장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한국 방산기업을 즉각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동남아 장갑차 시장의 경쟁 환경이 복잡해질 가능성은 분명하다.

한국이 동남아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술 격차 유지뿐 아니라, 지역 고객의 예산과 운용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유연한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번 사례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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