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공중 패권 경쟁 본격화…스텔스·AI 융합 기술로 ‘공중 게임 체인저’ 노린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중국이 마침내 6세대 전투기로 추정되는 신형 스텔스 전투기 ‘J-36’을 공개하며, 차세대 공중 패권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번 공개는 지난해 말 첫 목격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새 프로토타입이 시험비행에 나선 것으로, 중국 항공산업의 급격한 기술 진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에 포착된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으며, 첨단 전투기 개발을 담당하는 청두항공공사(CAC)의 작품으로 보인다. ‘J-36’으로 불리는 이 기체는 꼬리날개가 없는 독특한 형상에 세 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NGAD(Next Generation Air Dominance)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 “스텔스+AI+무인화”—6세대 전투기의 핵심
‘J-36’은 꼬리날개가 없는 ‘테일리스’ 설계를 채택해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최소화했다. 이 같은 형태는 전통적인 수직 안정판이 없어 공기역학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첨단 컴퓨터 제어 시스템이 이를 보완한다. 이는 곧 고도의 인공지능(AI) 비행 제어 기술이 적용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새 프로토타입에는 초기형에서 내부 매몰형(recessed) 형태였던 엔진 배기구가 각진(angular) 노즐로 변경되는 등, 스텔스 성능과 추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교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착륙장치의 재설계, 동체 라인 정비, 공기흡입구의 복합 배치 등도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5세대 전투기 J-20을 통해 확보한 스텔스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중심전 개념을 결합한 6세대 전투기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 상징적인 공개—“마오쩌둥 생일에 첫 비행”
흥미로운 점은 ‘J-36’의 첫 시험비행이 지난해 12월 26일, 마오쩌둥 주석의 생일에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닌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중국 공산당이 ‘자립적 군사 기술력’을 상징하는 날을 택해 공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이번 영상의 유포가 정부의 통제 없이 SNS를 통해 확산된 점도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정보 확산을 허용해 국제사회에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적 행동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 미국과의 기술격차 축소—“패권경쟁의 새 전장”
현재 6세대 전투기 개발 경쟁은 미국, 중국, 그리고 유럽(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3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2030년경 NGAD 전투기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앞당기려는 듯한 속도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호주의 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분석가 유언 그레이엄 박사는 “J-36은 중국 항공산업이 실험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성능 평가를 떠나 설계 자체만으로도 독창성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으려는 궁극적 목표는 단순한 기술적 자립을 넘어, 미국의 ‘하늘 지배력’에 실질적인 균열을 내는 것이다. 이미 J-20이 동아시아 공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가운데, J-36은 장거리 침투, 무인기 지휘, 위성 연계 전투 등 복합작전 수행 능력을 보유한 ‘공중 네트워크 허브’로 설계되고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 “미래전의 양상 바꿀 수 있다”
6세대 전투기의 개념은 단순한 비행체 성능을 넘어 ‘인공지능 전투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작동한다는 점에 있다. 자율비행, 무인편대 제어, 극초음속 미사일 통합, 전자전(EW) 대응능력 등은 미래전의 핵심 요소다.
‘J-36’의 등장은 중국이 더 이상 서방 기술의 ‘추격자’가 아니라, 새로운 공중전 패러다임의 ‘공동 설계자’로 자리 잡으려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곧 아시아·태평양 공역의 전략적 균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개를 “기술과 정치가 결합된 전략적 퍼포먼스”로 본다. 미국과 중국 모두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국가 안보의 최전선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누가 먼저 실전 배치하느냐’가 향후 20년의 공중 패권을 좌우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