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비 보다 많은 1조달러 받으려면 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와 2위 애플을 합친 규모 넘어야 달성 가능한 초고난도 목표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테슬라가 최근 텍사스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1조 달러(약 1440조 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테슬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CEO 보상안으로,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이로써 머스크는 향후 10년간 전례 없는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경우 세계 최초의 ‘1조 달러급 CEO’로 등극할 가능성을 얻게 됐다.
이번 ‘CEO 퍼포먼스 어워드’는 단순한 주가 상승이 아닌, 테슬라의 장기적 성장과 기술 혁신을 모두 반영한 성과 기반 보상 체계다. 전체 보상은 12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마다 시가총액 목표와 제품·기술 성과가 병행돼야 한다. 첫 번째 목표는 시가총액 2조 달러 달성, 이후 단계별로 5000억 달러씩 증가해 2035년까지 8조5000억 달러에 도달해야 한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약 1조400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6배의 성장을 이뤄야 하는 초대형 과제다.
머스크 CEO의 1조 달러 규모 보상 패키지는 단순히 금액 면에서만이 아니라, 달성 난이도 면에서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을 담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가 4조5000억 달러, 2위인 애플이 4조달러 조금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엔비디아와 애플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만큼 테슬라 시가총액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즉, 머스크가 보상 패키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테슬라는 이 두 회사를 합친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사상 최대 기업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복합 성장률(CAGR)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역사상 어떤 대형 제조기업도 지속하지 못한 성장 속도다.
재무 목표의 난이도는 더 높다. 머스크는 연속 4분기 동안 400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 테슬라의 분기 순이익(2025년 3분기 기준 42억 달러)의 약 100배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모든 부문에서 폭발적 성장이 필요하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은 현재 연간 약 180만 대에서 2000만 대로 10배 이상 늘어야 하며,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절반을 테슬라가 차지해야 가능한 수치다.
기술 부문에서도 현실적으로 실현 난도가 매우 높다. 머스크는 ▲완전 자율주행(FSD) 유료 구독자 1000만 명 확보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100만 대 상용화 ▲상업용 로보택시 100만 대 운영 등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완전 자율주행은 아직도 시험 단계이며, 인간형 로봇은 프로토타입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 목표를 2035년까지 실현하려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현재보다 최소 5~10년 이상 빠르게 가속되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또한, 머스크는 이 모든 목표를 수행하는 동안 최소 7.5년 이상 CEO로 재직해야 하며, 테슬라의 후계자 구상 마련에도 직접 관여해야 한다. 단순한 단기 실적 중심 보상이 아니라, 테슬라의 장기적 생태계와 리더십 구조까지 포함한 “미래형 경영 계약”인 셈이다.
결국 머스크의 1조 달러 보상 패키지는 달성 시 세계 산업사에 남을 초인적 성취이지만, 현재 경제·기술 환경을 감안하면 ‘달성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으로 평가된다. 테슬라 이사회가 밝힌 대로, “이 목표를 모두 이루는 순간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인류 문명을 다시 정의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