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전쟁 특집 ①] 美육군 ‘스카이파운드리’ 본격 가동, 드론 100만대 확보 목표

민·관 협력으로 2~3년 내 100만 대 드론 양산 추진, 희토류·공급망 탈중국으로 기술주권 확보…“드론은 이제 탄약”

미군이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연합뉴스
미군이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미 육군이 ‘드론 전쟁의 시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향후 2~3년 안에 100만 대의 드론을 전장에 배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가동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미 육군이 새로 추진하는 ‘스카이파운드리(SkyFoundry)’ 프로그램이 있다. 단순한 군수 조달 사업이 아니라, 미국의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이달 초, 미 육군 댄 드리스콜 장관은 뉴저지의 피카티니 병기창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이후 육군 대변인은 밀리터리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스카이파운드리는 군과 민간이 협력해 미국 드론 산업의 생태계를 되살리고, 희토류 확보부터 부품 조달, 대량 생산까지 전 과정의 자립을 목표로 한다”고 밝혀 이를 공식화했다.

민관 협력으로 100만 대 생산…“중국 없는 공급망”

스카이파운드리의 핵심은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대량생산 체계 구축이다. 미 육군은 단독으로 드론을 만드는 대신, 민간 방산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설계 중이다. 이 체계를 통해 드론을 ‘병기’이자 ‘소모품’으로 간주하여, 전투 현장에서 즉시 투입·교체할 수 있는 수준의 대량 보급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산업 자립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세계 드론 공급망은 중국산 부품과 희토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스카이파운드리는 이를 완전히 끊어내기 위한 구조적 해법으로 설계됐다. 육군 대변인은 “이 개념은 단순히 군사 기술 확보가 아니라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자,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구상은 공화당 소속 팻 해리건 하원의원이 9월 초 발의한 ‘스카이파운드리 법안(SkyFoundry Act)’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해리건 의원은 성명에서 “현대 전쟁의 80% 이상이 드론으로 인한 피해에서 비롯되고 있음에도, 미국은 아직 이를 대량으로 생산할 능력이 없다. 이 법안은 그 구조적 실패를 바로잡고, 미국이 다시 전장의 주도권을 쥐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의 패러다임 변화 “드론은 이제 탄약이다”

드리스콜 장관이 제시한 미래 전장의 모습은 기존의 군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그는 “드론은 이제 탄약처럼 소모되는 전장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드론을 고가의 전략무기에서 대량 소모 가능한 ‘소모품’ 무기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미 육군은 모든 병사에게 드론 운용 능력을 기본 전투 기술로 요구할 방침이다. 단순한 정찰용 드론뿐 아니라 공격용, 자폭형, 전자전용 등 다양한 모델이 전장에 투입될 예정이며, 병사 개개인이 ‘드론 전사(戰士)’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앞으로의 전투에서 드론은 총기보다 더 흔한 장비가 될 것”이라며 “누구나 조종하고, 누구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드론.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드론. @연합뉴스

산업기반 강화와 기술주권의 상징

스카이파운드리는 단순한 무기 조달이 아닌 ‘기술주권’ 확보 프로젝트로도 평가된다. 미군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희토류 자립, 부품 내재화, 반도체·배터리 산업의 국산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드론·배터리·센서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공급망 안보’를 통한 전략적 독립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카이파운드리가 미국의 ‘방산-민간 융합 모델’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드론 기술의 빠른 민간 확산은 AI, 통신, 센서 기술 발전을 촉진할 것이며, 이는 곧 군수 산업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전쟁은 드론이 지배한다”

이번 계획은 단순히 ‘드론 생산 확대’가 아니라, 전쟁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 이미 드러났듯, 전장은 더 이상 대규모 병력의 충돌이 아니다. 대신, 수천 대의 드론이 공중과 지상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목표를 찾아내고 공격하는 ‘네트워크 전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카이파운드리는 미국이 그 흐름을 주도하려는 첫 시도다. 전장뿐 아니라 산업, 기술, 정치, 외교의 모든 영역이 이 프로그램에 얽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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