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4개국 순방] K-방산 수출 물꼬, UAE가 선택한 ‘완성형 파트너’

K-방산, AI, 에너지 연계 ‘3대 전략 패키지’로 UAE와 협력 강화, 현지 생산·공동개발 통해 중동 방산 시장 진출의 새 전환점 마련

이재명 대통령, 한-UAE 확대회담.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한-UAE 확대회담.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한국 방위산업의 중동 진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방산·AI·에너지의 3대 전략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기존의 단순 구매·판매 수준을 넘어 ‘완성형 가치사슬(밸류 체인)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UAE 무함마드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특히 방산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은 중동 지역에서 한국 방산의 위상이 구조적으로 한 단계 상승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공동개발까지”…K-방산 협력 확대의 결정적 신호

정상회담 이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양국이 방산 분야에서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무기를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설계–개발–시험–생산–수출의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UAE가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국가 방산 자립도 제고’ 전략과 한국의 고도화된 시스템 방산 기술력이 자연스럽게 맞물린 구조다.

특히 이번 합의는 한국 기업의 약 150억 달러 규모 수주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형 중·장거리 무기체계, 자주포·미사일 체계, 방공·레이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논의되고 있으며, UAE가 한국을 자국 방산 수출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이는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중동 제3국 공동수출까지 포함한 ‘전략적 동반자 구도’로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UAE가 한국 방산에 높은 관심을 보인 배경에는 이미 검증된 한국 무기체계의 성능 뿐 아니라, 신속한 공급 능력, 가격 경쟁력, 안정적 유지보수 체계가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국 방산은 폴란드 등 유럽 시장에서의 대형 공급을 계기로 세계적 신뢰도를 확보한 바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연계…AI·에너지와 묶인 복합 패키지 수출 구조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한국의 UAE 진출이 방산 단일 분야가 아니라 AI·에너지와 연계된 ‘3대 패키지 협력’으로 구조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방산 수출이 앞으로 단순 군수 산업을 넘어 첨단 인프라 구축과 국가 전략 기술 협력과 결합해 추진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UAE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참여가 확정되면서 그 규모는 더욱 커졌다. 아부다비 내 최대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이 프로젝트는 총 200억 달러(약 30조 원)가 투입될 ‘중동 최대 디지털 인프라 사업’이다. 한국은 이 사업에 참여하며 AI·클라우드·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게 됐다.

이 프로젝트 참여는 결국 방산 협력과 연결된다. 첨단 무기체계는 AI·데이터센터·고성능 컴퓨팅과 긴밀하게 연동되기 때문이다. 즉, AI 기반 지휘통제, 감시정찰, 무기 자동화 등 미래형 방산 체계와 UAE의 국가 전략을 한국이 함께 구축한다는 의미가 된다.

대통령실은 방산과 AI 협력을 합산할 경우 총 350억 달러(약 50조 원)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K컬처 산업까지 포함하면 이번 정상외교를 통한 잠재 경제 효과가 15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UAE와의 공동선언 주요내용. @연합뉴스
UAE와의 공동선언 주요내용. @연합뉴스

한-UAE 관계, ‘실질적 경제동맹’으로 격상

정상회담에서는 에너지 협력도 진전됐다. UAE 측은 한국과 UAE 석유공사가 추진 중인 원유 비축사업을 현재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 이상, 장기적으로는 2~3배 확대를 희망했다. 이는 에너지 안보 협력의 규모와 복합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의 중동 에너지 파트너십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양국은 AI·에너지·방산을 통합한 대형 협력 프로젝트 발굴에 합의했다. 이는 향후 한국 기업이 중동 메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구조적 기반을 제공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문화산업 협력도 속도를 낸다. UAE 내 ‘K-시티(K-City)’ 조성 합의는 K컬처의 중동 시장 확장뿐 아니라 미래형 경제도시 모델을 한국과 UAE가 공동 설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UAE가 한국의 창조산업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중동 K-방산 시대’ 본격 개막

이번 정상회담의 본질은 명확하다. 한국과 UAE는 단순한 우호국 관계를 넘어 실질적 경제동맹(Economic Alliance)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방산 협력은 그 중심축에 있다.

UAE는 중동 안보의 핵심국이자 전략적 영향력이 큰 국가이며, 한국 방산 기업에게는 중동 전역을 향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 이번 협력 확대는 한국 방산 수출이 단순 무기 납품을 넘어 공동개발–현지생산–제3국 공동수출이라는 구조적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정상회담 직후 채택된 ‘한국–UAE 100년 동행 공동선언’은 단기 성과를 넘어 장기적 전략 동반자로의 협력 의지를 공식화한 상징적 문서다.

이번 협력 강화는 한국이 세계 방산 시장에서 가격·품질·납기·기술력을 갖춘 ‘완성형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 방산의 중동 진출이 ‘물꼬’를 넘어 본격적인 대형 흐름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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