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4개국 순방] 한-이집트 방산동맹 본격화…K-9에서 FA-50까지 ‘전략 파트너십’

K-9 자주포 공동생산에 이어 FA-50·천검까지 협력 범위 확대…한국 방산 외교의 중동 거점으로 이집트 부상

이재명 대통령과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이집트 공식 방문에서 방산 분야 협력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이집트는 기존의 방산 파트너였던 서구와 러시아 외에, 점차 한국을 전략적 방산 파트너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주요 협력 분야는 K-9 자주포를 중심으로 한 포병체계, 항공기, 유도무기 등으로, 이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통한 중장기 협력으로 평가된다.

K-9 자주포, 기술 이전과 현지생산의 상징

이집트와 한국은 이미 2022년, K9A1 자주포(155mm)와 이를 보조하는 K10 탄약 보급차, K11 사격지휘 차량의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규모는 약 17억 달러(당시 환율 약 2조 원)에 이르며, 이집트 국영 방산업체인 공장(팩토리 200, 팩토리 100)을 활용해 현지 생산하기로 돼 있다.

또한 이집트는 향후 5년 내에 부품의 약 70%를 자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기술이전(TOT) 협정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K9A1용 사격통제 체계(파이어컨트롤 시스템, FCS) 및 지휘통제 시스템(C2)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기술 이전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이집트 방산 산업의 자립 역량 강화와 중동·아프리카 지역 수출 기반으로의 확대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FA-50 경공격기, 항공 역량 강화와 산업 파트너십

방산협력의 또 다른 핵심은 항공기 분야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기 FA-50을 최대 100대 도입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 계약에는 기술 이전과 이집트 내 조립 생산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초기 물량(약 36대)은 수입하고 이후 상당 수는 헬완 지역의 조립공장에서 현지 생산하는 구조로 논의되고 있다.

FA-50은 한국이 개발한 다목적 경공격기/훈련기로, 비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유지비용이 비교적 낮아 중형 공군이나 신흥 방산 시장에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이집트 측은 이 항공기를 통해 노후된 트레이너기(P-트레이너) 및 경공격기 전력을 현대화하고, 동시에 방산 기술 기반을 키우는 전략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과제

이번 방산협력은 한-이집트 관계를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전략적 신뢰 기반의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에서 핵심 방산 수요국이자 생산 거점이 될 가능성을 가진 국가로, 한국 기업에게는 기술 수출뿐 아니라 지역 허브로서의 위상이 중요하다.

또한 이집트는 생산된 K9 포병 시스템을 아랍권이나 아프리카로 수출하는 허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한-이집트 협력이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서 공동 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도전 과제도 남아 있다. 기술 이전이 원활히 이뤄져 이집트 생산품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고, 현지 조립 설비와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항공기 조립 및 유지보수 체계 구축, 부품 조달의 안정성, 수출허가 문제 등이 향후 핵심 이슈가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나란히 사열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나란히 사열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산 외교를 전략적 외교 수단으로 미는 한국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에서 방산 협력 논의가 예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부각된 사실은, 한국 정부가 방위산업을 단순한 수출 산업이 아니라 외교·안보·산업 정책을 아우르는 전략적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국방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협력은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해당 국가와의 신뢰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장기적 기술 협력·현지 생산·정비 인프라 구축 등 복합적 관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방산 외교는 경제·문화·개발 협력과 함께 한국 외교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군 현대화 수요가 높은 동시에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한국의 방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 확대는 한국의 지역 내 영향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나아가 현지 생산을 포함한 방산 협력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산업 생태계 확장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라는 산업 전략적 가치도 지니며, 이는 한국 방산의 국제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높이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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