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 방산리포트-보잉] ‘적자 탈출’ 신호탄, 회복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적자 벗어난 방산 부문, 실적 회복의 핵심 축으로 부상 속 공급망·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글로벌 항공우주산업계의 거물 보잉. @연합뉴스
글로벌 항공우주산업계의 거물 보잉.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미국 항공우주방산업계의 ‘거물’ 보잉(Boeing)의 2분기 실적을 보면,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수익 기반은 확장됐고, 일부 사업 부문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체 기업은 아직 적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민간기 수요 회복과 방산 부문의 턴어라운드가 두드러졌지만, 생산성 개선과 공급망 안정화가 뒤따르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보잉의 사업 부문별 실적을 분석하고, 방산기업으로서의 전략적 위상 변화와 과제를 짚어본다.

민항기 회복세 ‘뚜렷’, 하지만 이익은 ‘지연’

팬데믹 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보여온 민간 항공기 시장은 이번 분기 보잉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보잉은 2분기 동안 항공기 150대를 인도, 10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라는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특히 B737 및 B787 시리즈 인도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5억 5700만 달러로 여전히 적자. 이는 생산라인의 병목현상, 인력 부족, 부품 수급 차질 등 공급망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잉의 2분기 실적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수요는 돌아왔지만, 마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로 집약할 수 있다. 보잉이 당분간 ‘매출 증가–손실 유지’ 구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방산 부문, 드디어 ‘흑자 전환’ 성공

보잉의 방위·우주·보안(BDS) 부문은 이번 분기에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매출 66억 2000만 달러, 영업이익 1억 1000만 달러, 영업이익률 1.7%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 수년간 고정가 계약 구조의 부담과 개발 지연, 원가 초과 등의 복합 리스크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BDS 부문은, 이번 분기 구조조정과 비용 통제로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는 보잉이 단순한 민항기 기업을 넘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방산 부문 개선 요인은 크게 고정비 구조 조정, 미 정부와의 계약 조항 개선, 프로그램 납기 안정화, 무기체계 다변화 (특히 우주·로봇 영역) 등에 힘입은 것이다.

안정적 실적 창출원, 글로벌 서비스(GS) 부문

보잉의 글로벌 서비스(GS) 부문은 가장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매출은 53억 달러, 영업이익률 19.9%에 달한다. 이 부문은 항공기 부품 공급, 정비, 훈련 및 지원 사업을 포함하며, 항공기 운항이 회복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뉴스는 “GS 부문이야말로 보잉 실적의 마진 방어선”이라며, 민항기나 방산 부문이 흔들려도 보잉이 무너지지 않는 핵심 이유라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 보잉 공장.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보잉 공장. @연합뉴스

현금흐름·재무 “최소한 반등의 실마리 마련”

보잉의 영업현금흐름은 이번 분기 2억 2700만 달러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같은 기간 –39억 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극적인 회복이다. 하지만 자유현금흐름(FCF)은 –2000만 달러로, 아직 완전한 턴어라운드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FCF가 플러스로 돌아서야 배당 재개, 신규 투자 확대, 부채 상환 여력 확보 등의 재무 전략이 본격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백로그 6190억 달러…미래는 여전히 ‘날개를 단다’

보잉의 총 수주 잔량(Backlog)은 619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회사가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매출과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민항기 수요 지속, 미 정부 및 동맹국 중심의 방산 수주, 우주항공 및 위성사업의 전략 확대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보잉이 단기 실적에 흔들리더라도 장기 생존력은 충분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리스크 요인, 아직 넘어야 할 산

그럼에도, 보잉의 회복 여정은 순탄치 않다. 실적표의 이면에는 여러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주요 리스크는 공급망 문제(인력 부족, 부품 납기 지연 등), 고정가 계약 부담(방산 부문의 가격 리스크 상존), 규제 불확실성(항공기 인증, 수출통제 강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부품·기술 교역 제한 가능성) 등이 꼽힌다. 또한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와의 인수 관련해서도 합병 리스크가 존재한다.

보잉,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다시 비상할까

이번 실적 발표는 보잉이 단순히 ‘민간 항공기 제조사’를 넘어, 종합 항공우주방산기업으로 전환 중임을 보여준다.

민항기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방산 부문이 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해야 진정한 회복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분기의 흑자 전환은 그 첫걸음이다.

또한 한국,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과의 협력 확대, 우주·위성 분야 진출 가속화, AI 기반 항공기 자동화 기술 확보 등은 보잉이 글로벌 방산 판도에서 새로운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임팩트 진단 ‘비행은 시작됐다, 착륙은 아직’

보잉의 2분기 실적은 분명한 진전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착륙’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방산 부문의 흑자 전환은 의미 있는 분기점이며, 현금흐름의 회복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민항기 부문의 수익성 회복, 공급망 안정화, FCF 개선이라는 숙제를 풀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다만, 6190억 달러에 달하는 백로그와 글로벌 협력 기반은 보잉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충분한 연료’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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