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이스라엘 APS ‘트로피’ 탑재는 유럽 시장 겨냥한 전략적 선택

한국형 APS 대신 선택…현대로템, 글로벌 수출 전략 가속화

현대로템이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에 공개한 K2 전차. @연합스
현대로템이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에 공개한 K2 전차. @연합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한국 차세대 전차 K2 ‘흑표’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이스라엘 APS 탑재를 통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APS는 전차 등 기갑 차량을 위협하는 각종 대전차 무기를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무기 체계를 말한다. 현대로템은 최근 이스라엘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 시스템즈와 협력해 K2 전차에 능동방호체계(APS) ‘트로피(Trophy)’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국내 기술 대신 검증된 외국 체계를 선택한 전략적 판단으로, 수출 확대와 글로벌 시장 신뢰 확보라는 목표가 깔려 있다.

실전 검증된 트로피, 유럽 수출 신뢰 확보

K2 전차에는 당초 한국형 APS가 탑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로피는 이미 미 육군 에이브럼스, 이스라엘 메르카바, 독일 레오파르트2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주요 전차에서 실전 성과를 기록한 체계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출국 입장에서 실전 검증된 방호체계가 필수”라며 “트로피를 선택한 것은 단기적으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폴란드와 체결한 180대 규모의 K2PL 계약에도 트로피가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검증된 전차와 방호체계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트로피 탑재가 한국 전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고 평가했다.

한국형 APS의 장기 과제

국산 APS는 국방 자주화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여전히 장점이 있다. 다만 실전 검증 부족과 나토 호환성 문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즉시 신뢰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방산 전문가들은 현대로템이 단기적 수출 확대를 위해 트로피를 선택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형 APS의 성능 개선과 실전 검증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측과의 이번 협력은 단순한 무기 판매가 아닌 공동 개발, 현지 생산, 유지보수 참여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수출 모델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글로벌 공급망 속 핵심 제품으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전시회에서 주목

K2-트로피 협력 사례는 2025년 폴란드 MSPO(국제방산전시회)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9월 개최된 영국 런던 DSEI 전시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가자 전쟁 관련 제재로 불참하지만, 민간 방산기업들은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시회에서 K2-트로피 조합은 한국 전차의 기술 신뢰성과 수출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이번 결정은 단기적 시장 신뢰 확보와 장기적 글로벌 네트워크 편입이라는 두 가지 전략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로피 체계 결합으로 K2 전차는 나토 표준 전차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으며, 한국 전차의 글로벌 약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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