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스토리] “여행이 돌아왔다, 하지만 지구는 피곤하다” 전세계 오버투어리즘 골머리

2024년·2025년 관광회복 속 인기국가 집중…주민불편, 생활비 증가 등 지역사회엔 경고음

일본 나가노현에 몰려든 관광객들. @연합뉴스
일본 나가노현에 몰려든 관광객들.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2024년 폭발한 데 이어 올해는 그 회복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 회복이 일부 국가에선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의 악몽을 떠올리면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방문객 집중, 인프라 압박, 지역 주민 불만 등의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관광객 약 14억명→2025년에도 확대 조짐

NWTO(세계관광기구)와 PATA(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국제관광객(국제 도착객) 수는 약 14억 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약 11%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2019년 대비 약 99% 회복된 수준으로 보고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2025년 상반기까지 약 6억 여명이 이동한 것으로, 지역 회복세가 뚜렷하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국가나 해당 관광지역에 경제 특수를 안겨주는 긍정적 영향도 있지만, 여전히 숙제는 인기 관광지에 집중된 수요와 그로 인한 부작용이다.

일본—2024년 3690만명, 2025년도 가속

2024년 외국인 방문객 수 약 3690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47.1% 증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약 3190만명)과 비교해도 약 15.6% 초과했다. 2025년 3월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이미 1054만명(1Q 기준)을 넘어섰으며, 같은 기간 역대 최고 페이스로 증가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JTB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월간 방문객 수 약 342만명(전년 동기 대비 16.9% 상승)으로 보고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4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기록적인 엔저도 큰 몫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관광수요 회복을 넘어 과거의 모든 기록을 갱신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이 급증이 관광지 주민, 지역 인프라, 교통 등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관광객 전담부서를 신설한데 이어 주요 관광명소에 대해 이중가격제(내국인과 외국인 차등요금), 또는 입장료 인상 등의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태국의 관광지. @연합뉴스
태국의 관광지. @연합뉴스

태국—2024년 약 3554만명, 2025년은 되레 감소세

태국의 2024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355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전년 대비 26.3% 늘어난 숫자다. 코로나 19 직전인 2019년 최고치가 약 3992만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그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더욱이 올 들어서는 오히려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관광업계에 따르면 2025년 1월~10월까지 총 외국인 방문객은 약 268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2%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지난해 폭발적인 관광수요가 발생했지만. 올들어 일부 조정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

그럼에도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관광객 집중에 따른 생활비 상승, 인프라 부담 증가 등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2024년 1637만명 회복률 94%, 2025년 상반기 회복세 완만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2024년 약 1637만명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94%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약 34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0.6% 증가했다.

한국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성장이 다소 완만해진 모습이다. 서울·부산·제주 등 주요 관광지는 관광객 수 증가에 따라 숙박비·교통 혼잡·지역사회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연합뉴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연합뉴스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의 그림자

‘오버투어리즘’이란 관광객 수가 지역이 지속 가능하게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민 삶의 질 저하, 환경 피해, 인프라 붕괴, 관광 경험 저하 등이 주요 문제로 꼽힌다. 

2024년 이후 회복된 관광 수요가 일부 인기 목적지에 집중되면서 일본은 방문객 급증이 지역 커뮤니티 부담을 키우고, 여기에 대응해 정부는 지역사회 중심 환류 전략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태국은 일부 지역에서 관광객 집중·인프라·주거비용 상승·주민 반발 등이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한국 역시 관광객 수 회복이 빠르게 진행됨과 동시에 관광지 혼잡·숙박비 상승·지역사회 피로 증가 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국 정부, 이제는 숫자보다 관광의 질을 고민 중

전 세계는 지금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 완전한 자유를 되찾았다. 2025년의 하늘길은 작년보다 더 붐빈다. 하지만 이 회복의 열기가 오래 지속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이 가느냐’보다 ‘어디로, 어떻게 가느냐’를 고민할 때다.

지속가능한 여행은 결국 여행자·정부·지역사회 모두의 협력 위에 선다. 지금, 여행의 새로운 질문이 시작되고 있다.

“당신의 여행은 지구를 얼마나 배려하고 있나요?”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