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 방어·서반구 중심’으로 국가방위전략 전환
동맹국 부담 증대·글로벌 군사 개입 축소 방침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2025년 9월, 미국 국방부는 새로운 국가방위전략(NDS, National Defense Strategy) 초안을 공개하며, 기존의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위협 대응에서 벗어나 미국 본토 방어와 서반구 중심의 지역 안보 강화로 전략 방향을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본지가 입수한 초안 전문에 따르면, 이번 전략 전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강한 국방(Peace Through Strength)’ 정책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미국의 군사 전략과 동맹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러시아에서 본토·서반구로 초점 이동
새로운 NDS 초안에 따르면, 국방부는 미국 본토 방어, 국경 보안, 서반구 지역 안보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는 기존 전략에서 주요 위협으로 간주되던 중국과 러시아를 일차적 목표로 삼는 대신, 국내 및 지역 방어에 집중하는 접근법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전략적 전환의 배경에는 미국이 해외 군사 개입을 줄이고, 동맹국들에게 방위 부담을 분담하도록 요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미국 국방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은 미국의 글로벌 군사 개입을 최소화하고, 본토와 인근 지역에서의 방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현실적 접근”이라고 평가한다. 일부 외신은 이를 ‘전략적 후퇴’라 표현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자국 안보 기반을 강화하고 전력 투사 능력을 효율화하는 재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본토 방어 강화 및 국경 보안
국방부는 본토 방어 강화를 위해 국경 보안, 국내 인프라 복원력 증대, 마약 밀매 조직 대응 등을 주요 방위 전략으로 채택했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D.C.에는 수천 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돼 마약 조직 대응을 지원하고 있으며, 푸에르토리코에는 F-35 스텔스 전투기 10대를 배치해 카리브해 지역의 마약 밀매를 차단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 남부 국경에는 군사적 구역이 설정되어 군이 민간인을 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 등, 국경 방어와 국내 안전 확보를 위해 군사와 법 집행 기관의 역할 연계가 강화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는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본토 방어의 강화는 단순히 국경 경비를 넘어, 미국 전역의 인프라 보호와 전략적 대응 능력 확보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동맹국 부담 분담 및 글로벌 군사 배치 재조정
이번 전략의 또 다른 핵심은 동맹국 방위 부담 분담과 글로벌 군사 배치 재조정이다. 발트 3국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인 발트 안보 이니셔티브(Baltic Security Initiative)는 올해 예산 지원이 중단되었으며, 이는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자체 방위 역량 강화와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의 미군 배치 재조정도 논의 중이다. 약 8만 명 규모의 미군 일부가 향후 수년 내 철수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국이 해외 개입 최소화와 본토 방어 집중을 목표로 함을 보여준다. 다만 폴란드 등 일부 국가에는 주둔 미군을 유지하거나 증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동맹국별 전략 영향은 상이할 전망이다.
외국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 뉴스는 “미국의 글로벌 군사 배치 재조정은 동맹국들에게 자력 방위 책임을 증가시키고, 전통적 미국의 방위 신뢰 기반을 재검토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은 이 같은 변화가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주 군사화 및 첨단 기술 중심 전략
국방부는 우주군(Space Force) 재설립과 골든돔 미사일 방어 계획(Golden Dome missile defense plan)을 통해 우주 기반 전쟁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과거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즈 계획’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첨단 기술과 우주 전력 중심의 미래형 전투 준비를 의미한다.
또한, 사이버 전쟁, 인공지능(AI), 드론 기술 활용 등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미래 전장 대응 능력 강화가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첨단 기술에 기반한 전력 운용은 미국이 해외 군사 개입을 줄이면서도 지역 및 글로벌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제 사회의 반응과 우려
국제 사회에서는 미국의 전략 전환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전략적 위협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관심이 본토와 서반구에 집중되면 대만, 우크라이나 등 지역 분쟁에 대한 지원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한, 동맹국들의 방위 부담 증가로 나토와 같은 국제 동맹 체제의 균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한 외교관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전략적 초점 변화는 동맹국에게 자력 방위 부담을 증가시키고, 기존의 전력 보장 약속을 재검토하게 한다”고 말했다.
전략적 전환과 향후 과제
2025년 미국 NDS는 본토 방어와 서반구 중심 안보 강화, 첨단 기술과 우주 전력 중심의 미래 전력 강화를 핵심으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일치하며, 글로벌 군사 개입 최소화, 동맹국 방위 부담 확대라는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적 변화가 글로벌 안보 환경과 동맹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향후 미국은 첨단 기술 활용, 동맹국 조율, 본토와 해외 안보 균형 유지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디펜스 뉴스는 “이번 전략이 실질적 안보 효과를 거두려면 첨단 전력 운용과 동맹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