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수권법 집중분석 ②] 내년 해외주둔미군 전략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

유럽·중동 병력 재조정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 가속화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 공수사단. @연합뉴스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 공수사단.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미 하원이 최근 통과시킨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은 단순한 국방 예산의 편성을 넘어 미국의 해외 군사 전략의 향방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하원이 승인한 법안에는 한국 내 미군 2만8500명 유지와 확장된 억제(extended deterrence) 공약 재확인이 명시되었으며, 이는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체에 걸친 미군 주둔 전략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인도·태평양 “동맹 중심 전략 강화”

NDAA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동맹 및 파트너십 강화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축으로 한 주둔군 체계 유지, 괌·하와이 등 전략 거점 강화, 그리고 호주와의 방위 협력 심화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내 주둔 미군 유지 조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동맹국 방위비 분담 증액과 주둔 병력 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서 안정성을 부여하는 의미가 있다. 일본 역시 약 5만~5만5000 명에 달하는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군은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억지력 유지를 위해 항모 전단과 연계된 작전을 지속할 계획이다.

유럽, 우크라이나 전쟁과 나토 억지력

유럽 지역에서 미국은 여전히 약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운용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폴란드 등은 핵심 전진기지로 기능하며,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군의 순환배치와 나토군의 연합훈련이 크게 강화되었다. 2026 NDAA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지속하면서도 나토 내 미국의 리더십을 재확인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는 유럽에서의 전쟁 억지력 유지와 동시에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차단하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동과 아프리카, 축소와 재조정

중동과 아프리카는 과거와 달리 미군 전략의 우선순위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 주둔은 테러리즘 억지와 이란 견제를 위한 제한적 규모로 유지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는 일부 특수작전 부대가 활동 중이다. 그러나 미국은 대규모 병력 주둔보다는 동맹국 및 지역 파트너군 훈련, 정보 공유, 무기 지원을 중심으로 접근 방식을 전환하는 양상이다. NDAA 역시 중동 주둔군의 규모 확대보다는 비용 효율화와 작전 재조정을 강조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연합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연합뉴스

해외주둔군 비중과 세 가지 키워드

미 의회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 걸쳐 주둔하는 미군은 2025년 현재 약 16만~24만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현역 미군 병력 약 130만 명 가운데 13% 안팎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가장 많은 10만 명 이상, 인도·태평양이 8만 명 내외, 중동과 아프리카가 수천 명 규모다. 이러한 해외주둔군은 단순한 방위 임무를 넘어 미군의 글로벌 신속대응 능력, 억지력, 동맹과의 정치·군사적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

내년 미국의 해외주둔군 전략은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첫째, 한국·일본·나토 등 핵심 동맹국과의 연대 강화, 둘째, 유럽과 인도·태평양에 병력을 집중 배치하면서도 신속한 순환·재배치 체계를 유지하는 전략적 유연성, 셋째, 중동·아프리카에서의 대규모 상주군 축소, 기술력과 무기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비용 최적화 등이다.

NDAA가 제시하는 방향은 미군 해외주둔의 전면 축소가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 재편이다. 한국 내 2만 8500명의 미군 유지 결정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태평양 억지력과 글로벌 안보 체계의 핵심 축을 유지하겠다는 미국 의회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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