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락가락 관세 압박에 중국도 희토류·반도체·항공·해운까지 맞불작전…전방위 ‘경제 냉전’ 재점화 조짐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미·중 간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 부활”과 “펜타닐 차단”을 명분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에 중국은 항만 이용료, 희토류 수출 통제, 반도체 기업 조사 등으로 즉각 맞대응했다. 잠시 유지되던 8월의 휴전은 완전히 깨졌고, 10월을 고비로 양국의 경제 전선은 다시 냉전 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
▌ 항만·희토류·반도체…‘맞불’의 10월
10월 14일, 중국은 미국 소유·운항·건조 또는 미국 국기를 단 선박에 대해 추가 항만 이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자국에서 건조된 선박만 예외로 두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같은 날 미국도 중국 선박에 동일한 조치를 내리며 해운·물류 분야까지 갈등이 확산됐다.
베이징은 “희토류 통제 방침을 사전에 통보했음에도 미국이 협상을 빌미로 위협을 지속했다”며 반발했다.
하루 전인 13일,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동이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예정대로 추진된다”고 밝혔지만, 실무 협의에도 불신은 좁혀지지 않았다.
▌ 트럼프의 ‘오락가락 전략’, 압박과 화해 사이
10월 12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확대를 발표하자 미 무역대표부는 긴급 통화를 요청했으나 중국은 이를 거절했다. 중국은 “새 관세를 부과하며 협상을 운운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11월 1일부터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를 예고했다. 그는 “시진핑을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회담 일정을 공식 취소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보잉 항공기 부품 수출 제한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중국은 미국 반도체업체 퀄컴의 오토톡스 인수 건을 반독점 조사 대상으로 지정하며 응수했다.
▌ 희토류 통제와 항공 제재, 기술 패권의 전면전
10월 9일, 중국은 중·중후기 희토류 5종을 추가 통제 품목에 포함시키고 반도체 산업 관련 심사를 강화했다. 희토류는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세계 공급량의 70% 이상, 정제량 기준으로 최대 90%를 중국이 차지한다.
이에 미국은 중국 항공사들의 러시아 영공 경유 금지 조치를 검토하며 보복을 논의했다. 트럼프는 “대두 문제를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중국산 수입 상당 부분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경제 냉전의 서막”…양국, 진짜 결별 수순 밟나
시간을 좀 더 돌려 보자. 10월 7일에는 미 의회가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전면 금지를 촉구했다. 초당적 조사 결과,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380억 달러 규모의 첨단 장비를 불법 확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 정부는 ‘기술 유출 차단’을 명분으로 강경 대응을 강화했다.
이처럼 10월 들어 미·중 간 갈등은 희토류·반도체·항공·해운·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됐다. 트럼프의 정책은 협상과 압박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일관성을 잃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과의 ‘결별’까지 결심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은 절대로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중국은 줄곧 “중국을 향해 공격하고 압박을 가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중국을 존중하는 태도부터 보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통상 분쟁이 아니라 패권 재편의 서막”이라며 “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더라도 신뢰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