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상회담 한 달 만에 미중 정상 직접 통화…대만·우크라이나 논의로 전략적 긴장 완화 신호, 밀월관계 시사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밤 전화 통화를 통해 대만과 우크라이나 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일부 미국 언론에서는 미중 관계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양 정상은 내년 상호 국빈방문을 통해 우의를 다질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 부산 회담 후 흐름 이어간 ‘정상 간 직접 소통’
양국 정상의 이번 통화는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약 한 달 만의 직접 대화다. 시 주석은 회담 성과를 “중미 관계라는 이 거대한 배가 안정적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협력 리스트를 늘리고 문제 리스트를 줄여야 한다”며 향후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 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최근 미중 간에 고조된 무역 갈등과 전략적 경쟁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이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 전략을 선택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미국 언론에서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내년 4월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 중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국 측에서 미국 국빈방문 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확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성사되면 두 정상이 같은 해 상호방문하는 이례적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 대만 이슈, 중국의 원칙 입장 재확인
시 주석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으로의) 대만 복귀는 전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중국의 핵심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이 어깨를 맞대고 싸웠던 역사를 언급하며, 현재의 국제 질서를 함께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문제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하며,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미국 언론은 이는 트럼프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보다 대만에 대해 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10월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 “중국은 대만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전면 침공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 우크라이나 문제, 평화 메시지 전달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시 주석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공정하고 구속력 있는 평화 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네바에서 평화 프레임워크 논의를 발표한 직후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 통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재조정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로 분석된다. 트럼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대해 협상 여지를 보이고, 중국과도 파트너십을 강화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 밀월인가 전략적 계산인가
이 통화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미중 관계 재구축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은 트럼프와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국제 제재와 기술 경쟁에서의 압박을 상쇄하려 할 수 있다. 미국 쪽에서는 트럼프가 통상·무역 전략 뿐 아니라 안보 문제에서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밀월 조짐이 구조적 갈등의 해소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와 시진핑 간의 통화가 일시적 긴장 완화의 전술적 도구일 뿐이며, 핵심 기술·안보 쟁점에서는 여전히 근본 대립이 남아 있다고 본다.
이런 흐름을 정리하면, 미중 관계는 전략적 경쟁과 외교적 데탕트(긴장 완화)가 혼재하는 복합적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트럼프와 시 주석의 이번 통화는 양국이 대화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동시에, 서로 다른 전략적 목적을 조율하는 고차원적 외교 게임의 일부로 읽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