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드론 잡자고 수억 달러 F-35까지 출격, 각국 드론 골머리

드론 공격에 고가 전투기·미사일 동원
레이저·전자전 등 신기술로 방어 전략

대당 도입비용이 2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F-35. @연합뉴스
대당 도입비용이 2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F-35.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최근 러시아가 날린 드론이 폴란드 국경을 수십 차례 침범하는 과정에서 이를 요격하기 위해 F-35 전투기까지 동원되면서 드론 퇴치에 너무 값비싼 비용을 치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무인 비행장치(드론)는 전장의 최전선에 빠르게 등장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정찰, 공격, 방어 등 다양한 임무에서 재래식 무기보다 저렴한 드론을 활용하며 전투 효율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각국 군대는 예상치 못한 비용·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값싼 드론 한 대를 공격하려고 수천만 달러짜리 방공 미사일이나 수억 달러짜리 최첨단 전투기를 동원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백 달러짜리 값싼 드론, 수억 달러짜리 고가 방어

드론 한 대 가격은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 수준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기술 혁신과 대량 생산이 결합되면서 수익성 높은 공격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반면, 드론을 격추하기 위한 방공 체계는 비용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전통적 지대공 미사일은 한 발에 수천만 달러가 소요될 수 있으며, 수억 달러짜리 고성능 전투기까지 출격시키면 단일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셈이다.

이 같은 역설적 구조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반복됐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소형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고가의 전투기와 미사일을 소모했다는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최근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국가에까지 러시아산 드론이 날아들자 전쟁 전문가들은 “한 대당 수백, 수천 달러짜리 드론을 격추하려고 F-35, 슈퍼 호넷 같은 고가 전투기가 출격하는 상황은 비용-효과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방위산업전시회 'DSEI UK 2025'의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 부스에 전시된 드론 레이저 방어 시스템 '라이트빔' @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열린 방위산업전시회 'DSEI UK 2025'의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 부스에 전시된 드론 레이저 방어 시스템 '라이트빔' @연합뉴스

DSEI UK 2025, 드론 방어 기술 총집합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된 영국 런던 국제방위산업전시회, DSEI UK 2025에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드론 무력화 장비가 총집합했다. 전시장에는 레이저 요격기, 전자전 장비, 지상 발사형 요격기 등 다양한 시스템이 전시됐다. 탈레스 영국법인의 마이크 스워트 CTO는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전체 드론 군집의 전자 장비를 무력화해 땅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개별 드론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통적 방법과 근본적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강조했다.

미국 기업 드론쉴드와 디드론은 소총처럼 들고 겨냥할 수 있는 휴대용 시스템을 소개했으며, 이스라엘 라파엘은 레이저를 이용해 드론을 요격하는 무기를 전시했다. 레이저나 전자전 시스템은 초기 구축 비용이 높지만, 일단 운용되면 단위 비용이 저렴하고 다수 드론을 동시에 무력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 마르스는 드론을 관통해 격추하는 지상 발사 요격기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비용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는 “전쟁 경험이 있는 국가뿐만 아니라 드론 공격을 우려하는 신흥국도 이 같은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드론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기자회견하는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 최고사령관. @연합뉴스
드론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기자회견하는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 최고사령관. @연합뉴스

전문가 분석, “생산 가용성·확장성 관건”

파비안 힌츠 국제전략연구소(IISS) 분석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드론 방어 장비의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산 가능성과 확장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돈이 있어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술적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 뉴스는 최근 보도에서 “드론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단순히 장비 가격뿐 아니라 운영 개념과 전술적 네트워크, 전자전 통합 능력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드론을 효과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 전자전과 통합 센서를 활용하고 있다.

드론 전쟁은 단순히 기술 경쟁이 아닌 전략·경제·운용 개념이 결합된 현대전의 축소판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각국은 비용 효율적인 방어 체계를 찾기 위해 발 빠른 기술 개발과 운용 전략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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