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군사 이야기] 인간 없이 싸우는 AI 전쟁 시대가 온다

AI 자율살상무기 확산, 효율성과 윤리 딜레마
강대국 경쟁 속 국제 규범 부재가 불러올 위험

영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 스카이넷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유투브
영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 스카이넷의 조종을 받는 로봇. @유투브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 스카이넷이 스스로 판단해 공격을 감행하는 장면, ‘아이언맨’의 자비스가 전투 지원을 넘어 인간의 전략적 판단을 보조하는 모습, 그리고 오블리비언에서 AI 드론이 인간 지휘 없이 목표를 식별하고 공격하는 장면은 이제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에서도 AI와 자율무기 기술이 발전하며 영화 속 장면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AI의 급속한 발전은 전쟁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 이상 전투기, 전차, 함정만으로 승부를 가르는 시대가 아니며,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전쟁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열렸다. 특히 자율살상무기(LAWS)는 인간 개입 없이 스스로 목표를 탐지하고 공격할 수 있어, 군사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윤리적·법적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자율살상무기는 크게 자율 무인기, 자율 전투차량, 자율 해상 플랫폼으로 나뉜다. 기존 무인 무기는 사람이 ‘조종’하거나 ‘승인’을 해야 했지만, LAWS는 사람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쉽게 말하면, 과거 무인은 사람이 운전하는 로봇이었다면, LAWS는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로봇이다.

미국은 이미 AI를 전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DARPA(미국 국방부 첨단연구계획국)를 중심으로 AI 전투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2020년에는 AI 전투기 조종사 ‘알파독(AlphaDogfight)’가 F-16 시뮬레이션에서 인간 베테랑 조종사를 5대0으로 압승했다. 해군은 무인 수상정과 잠수정을 활용해 AI가 전장을 주도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AI 군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드론 군집과 자율 미사일 시스템 개발을 국가 전략으로 삼았고, 러시아는 AI가 탑재된 전차 ‘우란-9(Uran-9)’과 자율 전투 드론을 실전 배치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AI 전쟁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 우선 윤리적 문제다. 기계가 인간의 생사를 결정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논란을 불러온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자율살상무기를 ‘킬러 로봇’이라 부르며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통제 불능 위험도 존재한다. AI가 오작동하거나 해킹당하면 민간인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스스로 학습한 AI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면 전쟁 확산을 막기 어렵다.

영화 오블리비언에 등장하는 AI 전투 드론. @유투브
영화 오블리비언에 등장하는 AI 전투 드론. @유투브

국제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 군축회의(CCW)는 자율살상무기 금지 협약을 논의했지만,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 강대국이 반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의미 있는 인간 통제’라는 원칙을 두고 절충안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AI 군사화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지적한다. 군사 전략가 존 파슨스 박사는 “AI 무기는 핵무기보다 더 쉽게 확산될 수 있어, 국제 규범과 통제가 없으면 인류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AI와 자율살상무기는 전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인간성의 경계를 흔드는 기술이다. 영화 속 스카이넷과 자비스처럼, 현실에서도 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과 기계의 역할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미래 전쟁의 윤리와 안전을 결정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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