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군사이야기] 우주가 전쟁터가 될 날도 머지 않았다

미 중 러 등 우주를 전략적 군사 공간으로 인식, 군사위성 개발 박차
미국, 우주군 창설로 경쟁서 가장 앞선 가운데 중 러 등 무기 실험

미군의 비밀 무인우주선 X-37B를 탑재한 스페이스X 팰콘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군의 비밀 무인우주선 X-37B를 탑재한 스페이스X 팰콘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준영 대기자] 21세기 들어 우주는 더 이상 과학 탐사와 민간 통신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은 우주를 전략적 군사 공간으로 인식하고 군사위성 및 반위성(ASAT)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미국의 우주군(US Space Force) 창설과 함께 우주 안보 및 군사력 강화가 국가 전략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다수의 위성 파괴 실험과 반위성 무기 시험으로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019년 12월 미국은 우주군을 공식 창설했다. 이는 1947년 공군 창설 이후 최초로 독립한 새로운 군사 조직으로, 우주 공간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우주군은 군사위성 운용, 우주 감시, 미사일 조기 경보, 위성 항법 시스템 보호 등을 담당한다.

미 국방부 우주군 사령관 존 레이먼드 장군은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주는 더 이상 평화로운 공간이 아니다. 우리는 우주를 방어하고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층적 방어체계 구축과 반위성 능력 강화를 강조했다.

미국의 주요 군사위성은 GPS(위성항법시스템), 통신위성, 정찰위성, 조기경보위성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지상군과 해군, 공군 작전을 지원하며, 전장 정보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이에 더해 미국은 ‘프로젝트 미니스키’(Project Minisky) 등 다양한 위성 방어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주 군비 경쟁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국가들이다. 중국은 2007년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ASAT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중국의 미사일이 850km 고도에서 ‘풍운(풍운 1호)’ 통신위성을 파괴하면서 수많은 우주 파편이 발생했다.

중국 군사전략 전문가 왕준핑 박사는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우주는 전략적 자산”이라며 “미국이 우주 군사화에 앞장서는 만큼, 우리는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반위성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위성 간 통신 교란, 레이저 및 전자파 무기 등 비파괴적 수단도 적극 개발 중이다.

러시아 또한 2020년대 들어 적극적인 반위성 무기 시험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Nudol’ 미사일 체계를 공개하며 위성 파괴 능력을 과시했다. 러시아는 우주 감시 및 전자전 능력 강화에도 집중하며 미국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한다.

반위성 무기는 크게 직접 충돌(kinetic kill) 방식과 비파괴적 교란(jamming, laser, 전자전) 방식으로 나뉜다. 직접 충돌 방식은 미사일이나 로봇 팔 등으로 위성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반면, 비파괴적 방식은 전파 교란이나 레이저 공격으로 위성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정보 유출을 시도한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우주 군사 전문가 리차드 스톤 박사는 “반위성 무기의 증가는 우주 공간의 안정성을 위협하며, 국제 우주 조약의 새 해석과 제도적 대응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우주 전쟁이 실제 발생하면 글로벌 통신, 금융, 군사 작전 전반에 치명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국제사회에는 우주 공간에서 무력 사용을 제한하는 구체적 규범이 부재하다. 1967년 ‘우주 조약’(Outer Space Treaty)은 우주 평화 이용을 명시하지만, 반위성 무기 사용에 대한 명확한 제한 조항은 없다. 이로 인해 각국은 우주 군사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연합(EU)은 우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우주 쓰레기 문제 및 무기 경쟁 억제를 위한 다자간 협상을 추진 중이다. 유엔 우주위원회(UN COPUOS)는 우주 무기화 방지 논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으나, 실질적 제재나 통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주가 전쟁터가 될 가능성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우주군 창설과 중국·러시아의 반위성 시험은 글로벌 군사 균형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위성 파괴 및 교란은 단순 군사 작전의 차원을 넘어 전 세계 경제와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미 국방부 우주 전략 담당관 메리 존슨은 밀리터리 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우주 안보는 미래 전쟁에서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라며 “지속 가능한 우주 이용과 안정적 국제 협력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우주 군비 경쟁과 함께 국제적 규범 마련이 평화 유지를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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