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체계·무인기·미사일 총출동…세계 3대 방산전시회로 자리 잡은 ADEX 2025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5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은 세계적인 방산 기업들과 관람객들로 붐볐다. 1996년 ‘서울에어쇼’로 시작한 ADEX는 올해로 15회째를 맞았으며, 35개국 600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장은 최신 전투기, 미사일, 무인기, 레이더 등 ‘K-방산’의 첨단 무기들이 대거 전시되며, 한국이 파리·런던 에어쇼에 이어 세계 3대 항공우주·방산 전시회로 도약했음을 실감케 했다.
▌ KAI, 차세대 협업 전투체계 ‘CCA’ 첫 공개
전시관의 중심에는 단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었다. KAI는 이번 전시에서 차세대 협업 전투기(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CCA)를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CCA는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임무를 분담하는 스마트 전투체계의 핵심으로, 한국 공군이 추진 중인 ‘로열 윙맨’ 사업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KAI는 두 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MUCCA와 SUCA다. MUCCA는 최대이륙중량은 5420kg, 재사용 가능한 중형 무인 협동 전투기다. SUCA는 정찰·지원 임무에 특화된 소형 전투 무인기다.
이들은 2023년 ADEX에서 공개된 AAP-150 시제기의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후속 모델이다. KAI 류성엽 선임연구원은 “MUCCA는 미국의 CCA 인크레멘트 1보다 진보된 성능을 목표로 한다”며 “공대공뿐 아니라 지상공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MUCCA에는 AESA 레이더, 적외선 탐지추적장치(IRST), 전자광학 표적조준시스템(EOTS) 등 모듈형 센서 교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임무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SUCA는 MUCCA와 함께 편대 비행하며 정보수집·전자전·교란 임무를 수행, 유인 전투기의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KAI는 “이번 CCA는 단순한 무인기가 아닌 차세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NACS)의 핵심 요소”라며, KF-21 보라매 전투기와 연동 가능한 실전 배치를 2030년대 초로 계획 중이다.
▌ LIG넥스원—국산 항공무장과 대드론 체계 전시
LIG넥스원은 KF-21 전투기용 항공무장 3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국산화 첫 사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천룡’ (한국형 타우러스), 공대함 미사일 등이다. 또한 전자전기, 초고해상도 SAR 위성, 수직이착륙형 중형 무인기, 그리고 드론 탐지·무력화 통합대응체계를 처음 선보이며 드론 전장 대응능력을 강조했다.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3사는 ADEX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통합 전시관을 운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수출에 성공한 ‘레드백’ 보병전투차량의 한국형 개량 모델 K-NIFV 실물을 첫 공개했다. 또한 ▲ 저피탐 무인기 편대용 제트엔진 ▲ ‘천무’ 다연장 로켓 기반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PGW) ▲ 차세대 항공우주 추진체 등을 전시하며 ‘K-방산 수출 주력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저피탐(스텔스) 무인편대기를 선보이며 내년 2월 시험비행을 예고했다. 또한 초음속 다목적 소형 협동 무인기와 중형 자폭 무인기도 전시했다. 중형 자폭 무인기는 AI 기반 표적 식별 및 자율 파괴 기능, 위성통신을 통한 무제한 교신 거리, 지상발사·공중투하 이중 운용 등 고급 기능을 갖추고 있다.
▌ 중소 방산기업의 약진—드론 신기술 대거 등장
풍산, 퍼스텍,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등 중소 방산기업들도 정찰·자폭 겸용 드론, 고폭탄 투하 드론, GPS 유도 폭격 드론, 차량 및 공중 발사형 소형 드론 등을 공개했다. 이번 ADEX에서는 국산 드론 수십 종이 처음으로 공개되며, 한국 드론 기술의 수준을 세계에 알렸다.
ADEX 공동운영본부는 “올해 ADEX는 한국 방산의 기술력과 글로벌 위상을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며 “앞으로 파리·런던 에어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항공우주 방산 전시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ADEX 2025는 단순한 무기 전시를 넘어, 한국 방산산업의 전략적 진화와 수출 경쟁력을 보여준 행사였다.
KAI의 차세대 협업전투기, 한화의 미래형 장갑차, LIG넥스원의 자립형 무장체계, 대한항공의 스텔스 무인기 등은 모두 한국 방산의 방향이 “독자 기술 기반의 통합 전투체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상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