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 논란과 도덕성 타격이 트럼프 지지율 급락 불러, ‘엡스타인 파일’ 대응 실패가 정치적 신뢰 위기로 이어져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38%까지 떨어지며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의 배경에는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투옥됐다가 감옥에서 사망한 억만장자 ‘엡스타인 파일’을 둘러싼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라 투명성, 공권력 신뢰, 도덕성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이슈로,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앱스타인 파일’이란 무엇인가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감옥에서 사망한 금융업자 제프리 앱스타인과 관련된 각종 문건·이메일·정부 기록을 뜻한다. 수년간 “고위권 인사가 포함된 명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미국 정치권을 뒤흔들어 왔다.
최근 일부 언론이 이 파일에 트럼프의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민주당 측은 “피해자 관련 이메일과 기록에 트럼프가 언급됐다”고 주장했고, 과거 트럼프가 엡스타인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도 공개됐다. 트럼프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사기성 가짜 보도”라고 일축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의 ‘비공개 방침’이 의혹을 키우다
정치적 타격을 키운 것은 내용 자체보다 정부의 대응 방식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문건 공개를 미루거나 비공개로 유지했고, 법무부 역시 “피해자 보호” 등을 이유로 전면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다수가 정부가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는 과거 “엡스타인 관련 문건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이번 비공개 방침이 약속 불이행으로 비쳐졌다. 결국 공개여부를 둘러싼 표결에서 하원은 427대 1로, 상원은 만장일치로 전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남은 절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인데, 트럼프 자신은 “걸릴 게 없다”면서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 지지율 하락의 핵심 요인
가장 큰 요인은 투명성 결여에 대한 불신 확산이다. 문건을 둘러싼 불투명한 태도는 트럼프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중은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 쉽고, 이는 중도층과 무당층에 치명적이다.
도덕성과 리더십 이미지 타격도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이름이 반복적으로 거론된다는 보도는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그의 도덕적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특히, 미국사회에서 가장 더러운 죄목 중 하나로 치부되는 미성년자 성범죄 연루 가능성이라는 극단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지지층 일부에게도 부담을 준다.
마지막으로, 핵심 지지층 일부의 이탈 조짐이다. 논란을 제기하는 이들을 향해 트럼프가 “그런 지지자들은 이제 필요 없다”고 반격한 것은 역풍을 불렀다. 보수층 일각에서 “과잉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내부 결속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 왜 이 논란이 ‘치명적’인가
엡스타인 파일 논란은 단순한 흠집내기가 아니다. 권력 남용 가능성, 진실 은폐 의혹, 성범죄 관련 민감성 등 현대 미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해 있는 스캔들이다. 또한 트럼프가 스스로 강조해온 ‘강한 리더십’ ‘정직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무엇보다 이 논란은 트럼프가 스캔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정치적 신뢰는 한 번 흔들리면 회복이 쉽지 않다. 엡스타인 파일이 실제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와 별개로, 지금의 흐름은 트럼프에게 명백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역대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진 트럼프 지지율 하락은 논란의 실체보다 그 논란을 다루는 방식이 초래한 정치적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무게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