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생활습관·사회적 관계가 수명 격차 만든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세계 평균 수명은 의료 기술의 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은 그보다 훨씬 앞서 있다. 일본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코스타리카 니코야 반도, 그리스 이카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린다는 이른바 ‘블루존(Blue Zone)’으로 불리며, 90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연구자들은 이들 지역의 공통된 생활 양식이 장수의 요인이라고 지목한다.
◇오키나와 “여성 장수의 상징”=오키나와는 여성 평균 수명이 세계 최장 수준이다. 전통 식단은 두부·해조류·잡곡 등 저칼로리 식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 노년층은 농사와 걷기를 통해 매일 가벼운 신체 활동을 유지한다.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결속력도 높다.
◇사르디니아 “남성 장수의 사례”=이탈리아 사르디니아는 장수 남성이 특히 많다. 주민들은 양치기와 농사로 하루 수 킬로미터를 걷는다. 곡물·치즈·채소를 기본으로 하되 적포도주가 식탁에 자주 오른다.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생활 구조가 정신적 안정에 기여한다.
◇니코야 반도 “삶의 만족도 최고”=코스타리카 니코야 반도는 ‘죽음 위험률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옥수수와 콩 중심의 단순한 식단, 일상적 노동을 통한 규칙적 활동, 강력한 지역 공동체 네트워크가 특징이다. 연구자들은 이 지역 주민들이 주관적 행복감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카리아 “낮잠과 지중해 식단”=그리스 이카리아 섬은 심장질환과 치매 발생률이 세계 최저 수준에 속한다. 주민들은 올리브유와 채소, 생선 중심의 지중해 식단을 유지한다. 낮잠과 산책이 생활화돼 있으며, 공동체 중심의 생활 패턴이 유지된다.
◇로마린다 “신앙과 생활 습관”=미국 캘리포니아 로마린다는 제7일 안식일예수재림교(Adventist) 공동체가 많은 지역이다. 육류·알코올을 제한하고 채소·곡물 위주의 식사를 지향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신앙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생활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
◇공통 요인=다섯 지역은 지리와 문화가 다르지만, 몇 가지 요소에서 겹친다.
공통점은 ▲채소·곡물 중심의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식습관 ▲격렬한 운동이 아닌 일상적 신체 활동 ▲가족·이웃과의 긴밀한 관계 ▲스트레스 관리 및 정신적 안정 ▲작은 일상적 즐거움(와인·차·대화) 등으로 축약된다.
◇블루존이 던지는 시사점=블루존의 사례는 장수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 의료 기술이나 보조제보다 생활 습관과 사회적 구조에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장수는 특정 지역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식사·운동·관계망 관리라는 보편적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평가한다.
장수의 공식은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이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블루존의 사람들은 ‘오래 사는 법’을 찾은 것이 아니라, 삶을 지속가능하게 영위하는 방식을 실천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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