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다카이치 참수” 오사카 중국 총영사 발언 파장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발언에 중국 총영사 맹비난…“죽음의 길 선택 말라” 중일 관계 긴장 최고조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에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자, 중국 측이 강력히 반발하며 양국 간 외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SNS를 통해 일본을 향해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외교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쉐 총영사는 전날 X(옛 트위터)에 일본어로 글을 올려 “‘대만 유사는 일본 유사’라는 발언은 일부 머리 나쁜 정치인들이 선택하려는 죽음의 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일본 헌법은 차치하더라도 중일평화우호조약의 법적 의무를 위반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 결과인 대만의 중국 복귀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패전국으로서의 승복 의무를 저버리고, 유엔 헌장의 적국 조항을 잊은 매우 무모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쉐 총영사는 또한 “일본이 최소한의 이성과 준법정신을 되찾고, 패전과 같은 민족적 궤멸을 다시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대만 유사는 일본 유사”라는 인식 자체가 “중국에 대한 명백한 내정 간섭이자 주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산케이에 따르면 쉐 총영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직후,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과격한 표현이 담긴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글은 이미 많은 일본 네티즌들에 의해 캡처되어 온라인상에 확산되었고, 다수의 항의 댓글이 쉐 총영사 계정에 잇따랐다. 일본 외무성과 언론은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관에 사실관계 확인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쉐 총영사는 이전에도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는 2021년 부임 이후 일본 국회의원들에게 대만과의 모든 교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작년에는 총선 직전에 야당을 지지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려 외교관으로서의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번 사태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서 비롯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회의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일본 현직 총리가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집단 자위권 발동 가능성을 명확히 언급한 사례로, 중국뿐 아니라 일본 내 야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매우 놀랐다”며 “국내외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 총리들은 발언의 수위를 조절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부터 “중국이 대만을 해상 봉쇄할 경우 이는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올해 4월에는 의원 신분으로 대만을 방문하는 등 ‘친대만’ 행보를 이어왔다.

이번 오사카 중국 총영사의 과격한 발언은 단순한 개인의 SNS 논란을 넘어, 중일 관계 전반에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외교적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대만을 둘러싼 미·중·일 3국 간 외교적 신경전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