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대통령·총리·영부인까지 나서 한화오션 잠수함 수주 지원에 나선 이유

60조 원 규모 잠수함 프로젝트를 겨냥, 캐나다 총리부부를 위한 ‘전략적 환대 외교’의 숨은 계산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장면은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에 대한 한국측의 영접이었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총리, 김혜경 여사까지 총출동해 카니 총리 부부를 예우했고, 이는 외교 통상 관례로 보아도 이례적인 ‘최고급 환대’였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환대는 단순히 친선 차원의 의전이 아니라, 한국이 캐나다를 단순한 우방이 아닌 ‘전략적 사업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약 600억 캐나다 달러(약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12척 규모의 신형 잠수함 건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 TKMS사와 함께 한국의 방산 기업인 한화오션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한화오션을 방문한 자리에 김민석 총리(오른쪽)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함께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한화오션을 방문한 자리에 김민석 총리(오른쪽)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함께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영 등에 의존해온 캐나다, 아시아 파트너와 협력 확대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방산 분야에서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 동맹국에 의존해왔으나, 최근 북극항로 안보 강화 및 인도·태평양 전략 확장에 따라 아시아 지역 파트너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한국형 잠수함 ‘장보고-III’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노르웨이·폴란드·인도네시아 등에 잠수함 및 군함을 수출해 신뢰를 쌓은 상태다.

따라서 이번 마크 카니 총리 영접은 단순한 외교행사가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영업사원처럼 나서는 “국가 차원의 영업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정부가 캐나다 측에 “우리는 이 사업을 매우 진지하게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총리·영부인이 모두 대표로 나선 것은 ‘정책적 지원이 정부 최상위 레벨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상징이다.

특히 김혜경 여사가 캐나다 총리 부인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와 직접 접촉한 것도 눈길을 끈다. 두 여사는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기념촬영을 함께 하고, 한복 패션쇼 등에서 대화를 나눴다.

김혜경 여사는 “캐나다는 한국에게 진정한 친구이자 전략적 동반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 행보는 공식·공식외교의 경계를 넘어 인간적 유대와 문화외교(소프트 파워)의 결합이었다.

김혜경 여사가 다이애나 폭스 카니 캐나다 총리 부인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혜경 여사가 다이애나 폭스 카니 캐나다 총리 부인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토류 세계 3대 매장국인 캐나다 향한 자원외교 

아울러 캐나다는 세계 3위의 희토류 매장국으로 리튬·니켈·배터리용 광물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산업에 매우 중요한 공급망이다. 한국 정부는 잠수함 수출만이 아니라 “잠수함+자원 협력”이라는 복합적 협력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점이 이번 환대 외교의 배경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 요소로 꼽히고 있다.

요약하자면, 한국 정부가 대통령·총리·영부인까지 모두 나서 캐나다 총리 부부를 극진히 대접한 데는 한국이 외교무대를 단순한 의례적 만남의 장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전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주 APEC 회의장에서 진행된 이례적인 영접 행보는 단순한 우정이나 행사 의전 이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배후엔 한국형 산업외교의 진화된 형태가 자리하고 있었고, 마크 카니 총리의 웃음과 함께한 환대 속에는 전략 협력의 계산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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